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약 9조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등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미국에서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갖춘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 팩토리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설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4일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피지컬 AI 비전과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전략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 미국 빅테크 기업인, 스타트업 관계자, 학생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의 피지컬 AI 설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제시한 피지컬 AI 전략은 차량과 로봇 등 개별 기기의 지능화에서 출발한다. 이후 물류와 생산, 품질 등 전 공정을 AI로 연결하는 AI 팩토리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최종적으로 에너지와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도시 인프라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도시 단위 지능화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피지컬 AI는 전체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운영되는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제조 거점 운영과 품질 관리, 공급망 관리 경험을 피지컬 AI 경쟁력의 기반으로 제시했다. AI 기술을 실제 제품과 생산 공정에 적용한 뒤 검증하고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중심으로 확보한 로보틱스 기술도 주요 축이다. 사족 보행 로봇 ‘스팟’, 물류 로봇 ‘스트레치’, 로보틱스랩의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제조와 물류 현장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 현장과 차량, 물류, 로봇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개선된 알고리즘을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데이터 플라이휠’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AI 성능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은 AI 인프라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블랙웰 GPU 5만장 공급 계약을 맺고 로봇 애플리케이션 센터와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 현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고도화한다. 공정 설계와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차량용 반도체와 센서, 아키텍처를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플랫폼과 결합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
웨이모와는 2024년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한다.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조향과 제동, 전력 시스템 이중화와 기능 안전, 사이버 보안 사양을 적용한 아이오닉 5를 생산해 웨이모에 공급할 예정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구글 딥마인드와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하드웨어와 구글 딥마인드의 AI 모델 및 학습 기술을 결합해 복잡한 환경에서 로봇의 자율성과 대응 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를 토대로 2028년까지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 생산 거점에 먼저 투입해 성능을 검증한 뒤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힌다.
국내에서는 엔비디아와 함께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을 구축한다. 대학과 연구소, 스타트업 등에 연구용 로봇 모델과 표준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해 기술 개발과 실증,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지역별 투자도 병행한다. 전북 새만금에는 약 9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AI 수소 시티를 포함한 ‘새만금 AI 밸리’를 조성한다. 로봇 제조 클러스터는 자체 제품 생산과 함께 중소기업의 로봇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로봇 파운드리 역할도 맡는다.
영남권에는 앞으로 10년간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AI 기반 제조 허브와 미래 항공·우주, 지속가능한 에너지 인프라를 결합한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빅테크와의 협력 결과가 국내 피지컬 AI 산업 성장의 밑거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 로봇과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오픈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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