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짐 검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동남아나 중국 등에서 생과일이나 소시지 같은 농축산물을 그대로 들고 입국했다가는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국내에 없는 병해충이나 가축전염병 바이러스가 이런 식품에 묻어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는 공항. / 연합뉴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약 2주간, 해외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의 휴대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특별검역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생과일과 소시지 등이 몰래 반입되기 쉬운 여름휴가 성수기를 겨냥한 조치다. 올해는 특히 경계 수위가 높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기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24건 발생하며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위기를 겪은 만큼, 해외발 유입까지 겹치면 방역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 반입 규모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해 여름휴가철 한 시즌 동안에만 농산물 2만3801건(34t), 축산물 1만2019건(12t)이 금지 품목으로 적발돼 전량 폐기됐다. 두 달 새 걸러진 양만 46t에 달한다. 검역본부는 이런 전례를 감안해 지난해 적발 건수가 많았던 중국, 베트남, 태국, 몽골 등 주요 노선에 검역 인력과 탐지견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공항과 항만 입국장에서의 휴대품 검색도 한층 촘촘해질 전망이다.
기술적으로도 이번 검역은 한 단계 높아졌다. 검역본부는 늘어나는 검역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엑스레이 자동판독 시스템을 새로 투입한다. 수하물 속 과일 형태를 AI가 자동으로 인식해 잡아내는 방식으로, 사람이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탐지율이 훨씬 높다는 게 검역본부 설명이다. 현재는 과일류 위주로 운용되지만, 데이터가 쌓이는 대로 축산물까지 탐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단속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검역본부는 관세청,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다문화센터를 통한 홍보 캠페인과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사전 안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기 전 아예 반입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예방 활동에 무게를 싣겠다는 취지다.
최정록 검역본부장은 "인공지능 엑스레이 등 첨단 검역기술을 활용해 여름휴가철 외래 병해충과 가축전염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공항·항만 검역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해외 농축산물을 불법 반입하다 적발되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만큼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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