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더봄] 상속보다 앞선 노후 준비 '치매신탁'···건강할 때 뜻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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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더봄] 상속보다 앞선 노후 준비 '치매신탁'···건강할 때 뜻 세워야

여성경제신문 2026-07-25 13:00:00 신고

상속보다 앞선 노후 준비 '치매신탁'···건강할 때 뜻 세워야. AI생성 이미지 /ChatGPT
상속보다 앞선 노후 준비 '치매신탁'···건강할 때 뜻 세워야. AI생성 이미지 /ChatGPT

상속을 준비할 때 우리는 흔히 남겨질 사람을 먼저 떠올린다. 자녀에게 얼마를 물려줄지 배우자에게 무엇을 남길지 가족 간 분쟁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물론 중요한 문제다. 준비 없는 상속은 가족의 삶을 흔들고 때로는 깊은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속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이 있다. 살아 있는 동안 모아 온 재산이 정작 나를 위해 제때 쓰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몸이 약해지거나 혼자 판단해 금융거래를 하기 어려워지더라도 △생활비 △병원비 △요양 관련 비용은 계속 필요하다. 문제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본인이 직접 꺼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돈 있어도 못 쓰는 상황 대비해야

노후가 길어지면서 치매는 재산관리에서 빼놓기 어려운 문제가 됐다. 치매로 판단능력이 떨어지면 계좌에 돈이 있어도 직접 금융거래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중대한 질병이나 사고 의식 저하 등으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과 그 가족이 내 재산을 대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본인 명의 계좌에 돈이 있어도 가족이 별도의 권한 없이 임의로 찾아 쓸 수는 없고 병원비와 요양 관련 비용은 계속 발생하는데 정작 필요한 비용을 제때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이 치매안심신탁 흔히 말하는 치매신탁이다. 건강할 때 금융회사와 신탁계약을 맺고 판단능력이 저하될 경우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할지를 미리 정해 둔다. 생활비는 매달 일정한 범위 안에서 지급하고 △병원비 △요양 관련 비용은 실제 발생한 비용을 확인한 뒤 지급하도록 정할 수 있다.

건강할 때 설계하는 치매안심신탁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조금만 더 일찍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싶은 경우가 있다. 건강할 때는 누구에게 무엇을 남길지만 생각하다가 기억이 예전 같지 않고 가족의 걱정이 커진 뒤에야 본인을 위한 노후 재산관리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탁은 본인의 뜻을 계약에 담는 일이다. 계약의 의미와 결과를 충분히 이해했는지가 불분명하다면 훗날 효력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치매신탁은 본인의 판단과 의사를 또렷하게 밝힐 수 있을 때 준비해야 한다.

미리 준비할수록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으로 자산을 증식하고 치매 진단처럼 계약에서 정한 상황이 확인되면 투자자산을 환매해 △생활비 △의료비 △요양 관련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정할 수도 있다.

지급청구대리인 통해 투명한 자금 집행

은퇴 후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는 A씨를 예로 들어보자. A씨에게는 일정한 금융자산과 오랫동안 살아온 주택 한 채가 있다. A씨는 신탁한 금전으로 생활비와 의료비를 충당하다가 훗날 치매나 질병으로 직접 금융거래를 하기 어려워지면 계약에서 미리 지정한 지급청구대리인이 필요한 서류를 갖춰 신탁회사에 자금 지급을 요청하도록 정해 두었다.

지급청구대리인은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본인이 미리 정한 범위 안에서 실제 필요한 비용의 지급을 요청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탁자는 계약 내용과 △진단서 △입원확인서 △병원비 영수증 같은 자료를 확인한 뒤 △생활비 △병원비 △요양 관련 비용을 지급한다. 가족에게 모든 판단과 책임을 맡기지 않고 본인이 정한 내용에 따라 필요한 돈이 지급되도록 해 두는 것이다.

부동산 활용한 노후 돌봄 비용 마련

자산 가운데 부동산의 비중이 높다면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처음에는 신탁한 금전으로 생활비와 돌봄 비용을 충당할 수 있지만 장기 요양으로 더 이상 집에서 생활하기 어렵거나 금융자산만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계약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하고 그 대금을 본인이나 배우자의 생활비와 요양 관련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정할 수 있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계속 그 집에서 생활해야 한다면 거주를 우선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탁은 재산을 누구에게 남길지만 정하는 제도가 아니다. 살아 있는 동안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할지 어떤 상황에서 부동산을 처분할지 사후에는 남은 재산을 누구에게 지급할지까지 한 계약에 담을 수 있다. 치매신탁을 통해 노후의 재산관리와 사후의 상속을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신탁은 여전히 자산가들의 상속 수단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큰 재산을 두고 분쟁이 예상된다면 신탁은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치매 △질병 △사고 △돌봄 비용은 자산가에게만 찾아오는 문제가 아니다. 재산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돈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사후에 재산을 누구에게 남길지 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살아 있는 동안 내 재산이 나를 위해 쓰이도록 해 두는 일이다.

내가 나를 잊어가더라도 내 재산만큼은 끝까지 나를 잊지 않도록 말이다.

지급청구대리인=위탁자가 미리 지정한 사람으로, 계약에서 정한 요건이 충족된 경우 필요한 서류를 갖춰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의 지급을 청구하는 사람을 말한다.

여성경제신문 김민수 KB스타자문단 유언대용신탁 자문위원
minsu.kim.tr@kbfg.com

김민수 KB스타자문단 유언대용신탁 자문위원

KB국민은행 신탁부에서 자산승계 신탁 실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KB스타자문단 위원으로 유언대용신탁 자문을 맡고 있다. 금융 및 시니어 관련 매체에서 신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유언대용신탁의 실무적 활용 방안을 전파하고 있다. 저서로는 <상속, 신탁의 기준을 바꾸다> 가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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