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전통적 부동산보다 인프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멀티패밀리는 인프라와 유사한 안정적 자산으로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 '취약'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관점에서 멀티패밀리를 안정적인 부동산 투자 대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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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부동산은 물가 상승에 따라 임대료가 오르기 때문에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식이 항상 통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기준금리도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 상승은 부동산 캡레이트(Cap Rate)를 끌어올려 자산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캡레이트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을 평가하는 지표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을 때 1년에 얼마나 벌 수 있는지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부동산에서 1년간 벌어들인 순수익을 구입가격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입지가 좋고 투자 위험이 낮은 부동산일수록 캡레이트가 작게 나오고, 외곽이나 투자 위험이 높은 지역 부동산은 캡레이트가 높게 나타난다. 특정 부동산의 '캡레이트 상승'은 해당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음을 뜻한다.
즉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대료 상승 효과'보다 캡레이트 상승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인플레이션 방어 효과가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부동산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은 경제 성장과 안정적인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골디락스' 국면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부동산의 방어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거시경제·투자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을 겪을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을 시작으로 물가와 금리, 금융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했다. IMF가 지난 4월 제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1%였지만, 최근에는 이를 3%로 낮췄다.
◇멀티패밀리 '필수재' 특성에 수요 '견조'
다만 멀티패밀리는 다른 부동산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 민감도가 낮고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외적 투자처로 꼽힌다.
우선 멀티패밀리는 주거용 부동산이라서 경기와 무관하게 반드시 필요한 '필수재'다. 경기 침체기에도 주거 수요는 크게 줄지 않아서 임대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시장 환경도 멀티패밀리에 우호적이다. 미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약 7%까지 상승한 데 따라 주택을 직접 매입하기보다 임차를 선택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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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는 6.58%로, 한 주 전보다 0.03%포인트(p) 올랐다. 이는 작년 8월 21일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됐고, 국제유가 반등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커진 여파다. 모기지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 국채 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임대주택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는 멀티패밀리 자산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2026년 주택 구매자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8%는 내 집 마련의 가장 큰 장벽으로 '높은 주택 가격'을 꼽았다. 이는 작년의 46%에서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응답자의 47%는 '높은 모기지 금리'를 꼽았는데, 이는 전년의 40%에서 상승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요소는 '교체 비용'이다. 인플레이션으로 건설비와 자재비가 상승하면 신규 주거용부동산을 공급하는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이 경우 이미 확보된 기존 자산은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 LP 관계자는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지역에 위치한 멀티패밀리 자산은 교체 비용 상승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자산군으로 평가된다"며 "과거보다 부동산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만큼 부동산에 대한 에쿼티(자기자본) 투자보다 리스크를 낮춘 대출이나 담보인정비율(LTV) 기반 크레딧 투자도 대안으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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