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 슈퍼레이스 슈퍼 6000 진단②] 순수 경쟁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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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 슈퍼레이스 슈퍼 6000 진단②] 순수 경쟁의 역설

오토레이싱 2026-07-25 09:45: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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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레이스는 2026시즌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에서 석세스 웨이트를 폐지했다. 좋은 성적을 거둔 드라이버에게 다음 경기에서 추가 무게를 부과하던 제도를 없애 드라이버 간 순수 경쟁을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2026 오네 슈퍼레이스 개막전 토요타 가주 레이싱 슈퍼 6000 클래스 결선 스타트 장면. 사진=슈퍼레이스
2026 오네 슈퍼레이스 개막전 토요타 가주 레이싱 슈퍼 6000 클래스 결선 스타트 장면. 사진=슈퍼레이스

지난 시즌까지 슈퍼 6000 클래스는 성적에 따라 최대 50kg의 석세스 웨이트가 적용됐다. 우승과 상위 입상의 대가로 무게를 더하는 방식은 경기 결과에 인위적으로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장 빠른 드라이버와 팀이 별도의 불이익 없이 실력을 겨뤄야 한다는 폐지의 명분은 충분했다.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을 규정으로 끌어내리는 방식이 진정한 경쟁인가라는 의문도 있었다. 따라서 석세스 웨이트 폐지 자체를 잘못된 선택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팀별 예산과 기술력, 축적한 데이터와 테스트 여건에 이미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균형 장치를 없애면 선두의 우위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슈퍼 6000 드라이버 출전과 팀 운영 경험을 모두 갖춘 한 전문가는 “서킷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0kg의 추가 무게는 예선 랩타임에서 통상 0.5초 안팎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선에서는 영향이 더 복합적이다. 무게가 늘면 가속과 제동, 방향 전환에 부담이 커지고 타이어 마모와 경주차 균형에도 영향을 준다. 주행 거리가 길어질수록 불리함이 누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2026시즌에는 석세스 웨이트 폐지와 함께 결선 거리도 약 100km로 단축됐다. 무게 부담이 사라지고 경기 시간까지 짧아지면서 추격자가 타이어와 전략으로 흐름을 바꿀 기회도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

이창욱이 연속 폴포지션 행진을 5경기로 늘렸다. 사진=슈퍼레이스
이창욱이 연속 폴포지션 행진을 5경기로 늘렸다. 사진=슈퍼레이스

순수 속도가 앞선 조합은 결선 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린 뒤 경주차와 타이어를 관리하며 선두를 지키기 쉬워졌다. 반대로 뒤따르는 팀이 피트 전략과 타이어 관리로 거리를 좁힐 시간은 짧아졌다.

이는 규정이 이창욱과 금호SLM의 우승을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이창욱과 팀, 금호타이어가 보여준 완성도는 제도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준이 아니었다. 다만 석세스 웨이트 폐지와 거리 단축이 이미 앞선 조합의 우위를 유지하는 데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있다.

예선 기록에서도 타이어 진영 간 차이는 뚜렷했다. 이창욱과 예선 종합 2위의 격차는 일부 라운드에서 0.3초 안팎에 불과했지만, 넥센타이어 장착 드라이버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과 비교하면 차이는 훨씬 컸다. 개막전에서는 1.244초, 제2전에서는 2.251초, 제3전에서는 1.890초 차이가 났다. 웨트 컨디션으로 치른 제4전에서는 격차가 4.814초까지 벌어졌다.

제4전은 젖은 노면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건조 상태에서 열린 앞선 경기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네 차례 예선 모두 금호타이어를 장착한 이창욱과 넥센 진영의 최고 기록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었다.

넥센 진영의 선두인 장현진도 59점으로 이창욱에 54점 뒤져 있다. 이 차이를 타이어 성능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팀 운영과 예선 결과, 사고와 완주 여부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2026 오네 슈퍼레이스 제3전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는피트스톱 경기로 열렸다. 사진=슈퍼레이스
2026 오네 슈퍼레이스 제3전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는피트스톱 경기로 열렸다. 사진=슈퍼레이스

다만 예선 기록과 챔피언십 흐름을 종합하면 두 타이어 진영이 현재 대등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복수 타이어 체제가 기술 경쟁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서킷과 조건에 따라 제조사들이 우위를 주고받아야 한다.

포인트 제도가 독주를 키운 핵심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승자에게 30점을 주는 차등 배점은 150km 장거리 경기에만 적용된다. 이창욱의 113점은 네 차례 우승과 완주, 결선 베스트 랩 포인트를 빠짐없이 쌓은 결과에 가깝다.

석세스 웨이트가 유지됐다면 연승이 중단됐을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예선에서 0.254초와 0.374초 차이로 폴포지션이 결정된 라운드에서는 50kg이 출발 순서와 결선 운영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었다.

규정의 목적은 강한 팀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는 데 있지 않다. 반대로 순수 경쟁을 내세워 모든 조정 장치를 없애는 것만으로 공정한 승부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동일한 최저 무게를 적용해도 팀의 예산과 인력, 데이터와 테스트 환경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슈퍼레이스는 무게는 없애고 거리는 줄였다. 순수 경쟁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빠른 조합의 우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함께 줄었다. 석세스 웨이트 폐지에 대한 평가는 제도를 없앴다는 사실보다 뒤따르는 팀과 타이어 제조사가 스스로 속도를 높일 여건을 함께 마련했는지에 달려 있다.

넥센타이어 진영의 장현진(앞)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슈퍼레이스
넥센타이어 진영의 장현진(앞)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슈퍼레이스

그 기반이 없다면 순수 경쟁이라는 명분은 강자의 독주를 설명하는 말로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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