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갑자기 음식을 먹기 힘들어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진 모습을 보인다면 구강질환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구강질환이라 하면 대부분 치주질환이나 구내염을 떠올리기 쉬운데 치아가 부러지는 치아파절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강아지도 치아가 파절되면 상당한 통증이 일어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 된다.
치아파절은 말 그대로 치아가 깨지거나 부러진 상태를 말한다. 특히 강아지는 단단한 물체를 반복적으로 씹다가 치아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으며 터그놀이와 같은 놀이를 하다가 치아가 깨질 때도 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으로 물리적으로 치아가 파절되기도 하며 노화로 이빨이 쉽게 부러지기도 한다. 더불어 심한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면 쉽게 치아파절이 발생할 수 있다.
강아지의 치아는 바깥쪽의 법랑질, 그 안쪽의 상아질, 가장 안쪽의 치수로 구성돼 있다. 만일 치아파절로 법랑질이 사라지고 상아질이나 치수가 외부로 노출되면 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치아파절이 생긴 강아지는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평소와 달리 음식을 피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또 치수가 노출되면 치수가 세균에 감염되는 치수염(치아 안쪽 신경조직에 생기는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세균이 치수강을 통해 치아뿌리로 이동해 감염을 일으켜 치근단농양(치아 뿌리 끝 주변에 고름이 차는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치아파절이 잘 발생하는 부위는 위턱 네 번째 앞어금니다. 위턱 네 번째 앞어금니는 씹는 힘이 집중되는 부위로 아래턱 첫 번째 어금니와 함께 열육치(먹이를 자르는 데 특화된 어금니)라고 불린다. 두 열육치는 가윗날처럼 교차하며 먹이를 자르거나 부수는 역할을 한다. 강아지가 딱딱한 음식을 씹으면 이 치아의 뾰족한 끝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고 그 힘을 이기지 못할 때 치아파절이 발생한다.
치료는 파절된 치아의 상태에 따라 보존치료나 발치로 진행하며 신경이 노출됐다면 신경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일반적으로 손톱으로 눌러도 자국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씹을 거리라면 강아지의 치아도 손상시킬 수 있다. 씹을 거리는 손톱으로 눌렀을 때 자국이 남는 정도의 단단함이 적당하며 지나치게 딱딱한 간식은 피해야 한다. 또 평소 칫솔질을 해주며 치아에 문제가 없는지 잘 살펴보면 더 빨리 치아의 이상을 발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치아는 한번 부러지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더욱이 치수까지 손상된 치아는 감염과 통증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치아가 조금 깨진 것처럼 보여도 방치하기보다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할수록 치아를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려동물도 오랫동안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 헬스경향 조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