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규합위)가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권고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에 자본시장법 수준의 예외 규정을 두도록 하면서, 네이버와 두나무 간 ‘빅딜’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가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규합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사했다. 핵심 쟁점은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이었다. 정부가 마련한 시행령 안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경제 관련 법 위반 이력을 대주주 신고 ‘불수리’ 사유로 일괄 규정하고 있었다.
업계는 그간 위반의 경중, 책임 형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전면 배제’ 규정이 과도하다고 반발해왔다. 자본시장법의 경우 경제 관련 법 위반이 있더라도 위반 내용이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에 내려진 벌금형 등은 대주주 결격 사유에서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서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었다.
규합위는 이러한 타 법령과의 형평성을 인정하고, 특금법 시행령 역시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수준으로 예외 조항을 두도록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시행을 앞둔 개정 시행령에는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법인에 대한 벌금형 등에 대해서는 대주주 결격 사유에서 제외하는 예외 규정이 담길 가능성이 커졌다.
대주주 적격성 기준이 주목받은 배경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이슈가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지난해 9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대법원까지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현행 시행령 안에서는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규합위 권고대로 예외 규정이 신설되면,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위반 이력이 ‘경미한 위반’ 또는 ‘법인 벌금형’으로 분류될 경우 대주주 결격 사유에서 제외될 여지가 생긴다. 이 경우 네이버-두나무 합병을 가로막던 규제 리스크는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 해결만으로 합병이 곧바로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네이버는 당초 6월 30일로 예정했던 거래 종결 기한을 오는 12월 31일로 한 차례 연기한 상태다. 공정위 심사 결과와 조건에 따라 합병 구조나 일정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길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최대 지분 보유 한도를 약 20%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규제가 최종 입법 과정에서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네이버의 두나무 지분 보유 구조와 경영권 행사 방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규합위 권고를 계기로 가상자산사업자 규제 체계가 기존 금융·자본시장 규제와의 정합성을 맞춰가는 첫 단추가 끼워졌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대주주 규제가 다시 한 번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