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재성] 경매 통지서가 문 앞에 놓인 집,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딸기 하우스. 51세 아버지 한재일 씨는 밤 1~2시를 넘겨서야 일을 멈춘다.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를 모시며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지인에게 당한 사기로 모든 것이 무너졌다. 집은 경매로, 땅은 압류 위기에 놓였다. 한때 절망의 끝에 서기도 했지만, 두 아들과 노모를 위해 다시 일어나기로 했다.
아버지가 밤을 지키는 사이, 낮의 무게는 76세 할머니 임복순 씨에게 쏠린다. 간경화와 허리 통증으로 몸이 성치 않지만 손을 놓을 수 없다. 집안일과 손주 돌봄까지 감당하던 중, 충격으로 쓰러져 위출혈 수술을 받았고 한동안 중환자실에 머물렀다. 그날을 기억하는 둘째 정우는 아직도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다.
형 정훈이는 또 다른 어려움과 마주하고 있다. 여섯 살이지만 언어 발달이 늦어 또래보다 표현이 쉽지 않다. 현재 수준은 세 살 정도로 평가된다. 치료가 절실하지만 형편상 주 1회 지원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더 나은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 검사와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 집에서 가장 의젓한 사람은 열 살 정우다. 동생에게 글자를 가르치고, 할머니의 손을 대신해 집안일을 거든다. 텃밭에서도 작은 손을 보탠다. 아버지가 늦게 돌아와도 불평 대신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 어린 나이에 짊어진 마음의 무게는 크지만, 바람은 단 하나다.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함께 사는 것.
EBS ‘나눔 0700’은 이 가족의 시간을 비춘다. 무너질 듯한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붙잡고 버티는 세대의 이야기. 25일 오전 11시 25분, EBS1에서 방송되는 ‘딸기 하우스 열 살 정우의 소원’ 편은 작은 바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전한다.
뉴스컬처 김재성 kisng10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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