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콩팥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기능이 크게 떨어진 경우가 많아 평소 식사 순서와 생활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지난 15일 구독자 112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책과삶'에는 전 서울대학교병원장이자 신장내과 전문의인 김연수 교수가 출연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콩팥 건강 관리법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가장 먼저 식사 순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이섬유가 먼저 위에 들어가면 위장 점막을 덮어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늦추고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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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혈관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신장은 몸속의 작은 혈관이 밀집한 장기인 만큼 혈당과 혈압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초가공식품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보존제와 각종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유통기한이 긴 식품보다는 유통기한이 짧고 신선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후 가벼운 운동도 강조했다. 그는 "식사 후 바로 눕기보다 30분 정도 지난 뒤 걷기를 시작하면 혈당 피크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식후 걷기는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혈압과 체중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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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특히 콩팥 건강에 취약한 이유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동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세포가 20~30% 정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흰쌀밥과 면 등 탄수화물 중심의 식습관이 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당뇨병과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단것을 많이 먹지 않아도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탄수화물 역시 체내에서 모두 당으로 분해되며, 인슐린이 분비되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혈당이 쉽게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운동으로는 까치발 들기와 만세 동작, 다리 올리기 등을 추천했다. 특히 까치발 들기는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 하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팥 이상을 의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증상도 소개했다. 몸이 자주 붓거나 혈압이 높아지고, 소변에 거품이 지속적으로 생기거나 야간에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장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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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은 몸속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나트륨과 칼륨 등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적혈구 생성을 돕는 조혈호르몬을 만들고 비타민 D를 활성화해 뼈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 때문에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빈혈, 고혈압,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위험까지 함께 높아질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와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환자 수 역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만성콩팥병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이 붙었다. 상당수 환자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기능이 크게 떨어진 뒤에야 진단받는다.
대표적인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이 밖에도 비만, 흡연, 과도한 나트륨 섭취, 만성 신장염, 가족력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진통소염제(NSAIDs)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건강보조식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것도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콩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가공식품과 국물 음식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이미 만성콩팥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칼륨과 단백질 섭취 제한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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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와 사구체여과율(eGFR), 소변 단백 검사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 비만,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신장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김 교수는 "한국은 의료 접근성이 좋은 나라"라며 "건강검진을 적극 활용하고 자신의 식습관과 혈당 변화를 꾸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콩팥은 한 번 기능이 크게 떨어지면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운 장기인 만큼 증상이 생긴 뒤가 아니라 건강할 때부터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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