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1%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다시 기록했다. 특히 부정 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이 1위를 차지하면서,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대책 마련과 민심 청취에 나섰지만 부동산 민심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51%, 부정 평가는 38%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 기준 이 대통령 취임 후 국정 지지율 최저치였던 지난 6월 4주차 조사와 같은 수치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22%로 가장 높았다. 지난주 조사에서는 '경제·민생·고환율'이 1위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11%p 급등하며 가장 큰 부정 평가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서울에서는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43%, 부정 평가가 48%로 나타났다. 지난주 41%였던 서울 지역 부정 평가가 일주일 만에 7%p 상승한 것이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모두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민생의 핵심 난제로 보고 잇따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4~16일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가 각각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전날 이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했다. 이날 토론회는 당초 100분 정도로 예정됐지만 실제로는 200분가량 진행됐다. 학계 전문가뿐 아니라 청년, 신혼부부, 공인중개사, 부동산 카페 운영자 등 다양한 참석자들이 참여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24일 청와대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전날 토론회에서) 실수요자 대출 규제를 핀셋으로 풀어줄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면서도 "대출이 늘어나면 집값을 자극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유세를 둘러싼 의견도 엇갈렸다. 우리나라의 보유세 부담이 주요국에 비해 낮고, 보유 부담을 높이면 부동산 투자로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반면, 급격한 보유세 인상은 매물 잠김이나 세입자에 대한 비용 전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유세를 강화하더라도 양도소득세 부담은 낮춰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 정책 기조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다. 이 대통령은 대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재확인했고, "전세 대출은 집값 폭등의 주원인"이라며 대출 축소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책 변화와 정부가 제시하는 해법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가계부채 관리를 우선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충돌하고, 보유세 강화를 둘러싸고도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 대통령의 자택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17억원 규모 근저당 설정 논란 등도 부동산 민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부동산 정책 정상화 토론회'에서 "어제 토론회를 보니 왜 그렇게 급하게 본인의 분당 집을 팔아치웠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며 "곧 보유세 폭탄을 떨어뜨리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폐지할 텐데, 정작 본인은 세금 폭탄을 맞기 싫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27일에는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추가로 열릴 예정이다. 정부는 온라인 의견 수렴 창구도 계속 운영하면서 추가 의견을 받은 뒤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과 세제 개편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 차관은 "세제와 관련해서는 곧 발표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법안을 심의하려면 9월 2∼3일까지 반드시 제출해야 하고 입법예고 기간도 있기 때문에 조만간 발표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연이어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정책 방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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