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환경충당부채 과소계상으로 204억 과징금…미국선 '친환경 제련소'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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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환경충당부채 과소계상으로 204억 과징금…미국선 '친환경 제련소' 홍보

경기일보 2026-07-24 19:25: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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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본사 전경. 영풍 제공

 

토양·지하수 환경정화 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204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영풍이 최근 미국 현지 행사에서는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 관련 법 위반과 회계처리 문제가 잇따라 제기된 상황에서 이 같은 홍보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앞서 15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영풍에 과징금 204억7천410만원을 부과했다. 회사에 부과된 과징금으로는 회계 관련 단일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당시 전 대표이사 등 4명에게는 15억1천150만원,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에는 10억6천800만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영풍이 제련소 주변 오염토양과 지하수 정화 의무 등에 따른 환경정화 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하고, 석포제련소 유형자산 손상평가 과정에서 조업정지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미래현금흐름을 사용해 손상차손을 과소계상했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회계처리 위반을 '고의'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 조사 결과 환경정화 관련 충당부채 과소계상 규모는 2021년 약 1천427억원, 2022년 약 1천427억원, 2023년 약 2천332억원, 2024년 약 2천331억원에 달했다. 과소계상 대상에는 제련소 주변 지역과 임야의 오염토양, 공장 건축물 하부 오염토양 및 지하수 정화 의무 등이 포함됐다.

 

회계업계에서는 충당부채를 적게 반영하면 비용과 부채가 줄어드는 대신 이익과 순자산은 상대적으로 크게 표시돼 재무상태가 실제보다 양호하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영풍은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충당부채 회계처리와 관련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과정에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추정의 영역'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환경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과거 중금속을 포함한 폐수 무단 배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등이 적발돼 경북도로부터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처분 취소 소송 끝에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조업정지 처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이 중단됐다.

 

국회에서도 환경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석포제련소의 환경 관련 법 위반 사례가 2014년부터 2025년까지 103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영풍의 한 주주 역시 과거 주주제안을 통해 2022년까지 약 10년간 환경 관련 법령 위반으로 76건의 제재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풍은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에서 MBK파트너스와 함께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지원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 프로젝트는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으로, 영풍과 MBK는 유상증자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행사에서 장세환 영풍이앤이 부회장은 자신을 영풍그룹 부회장이라고 소개한 뒤 "2019년부터 다양한 환경개선 사업과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 결과 석포제련소가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로 변모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무방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미국 제련소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려아연 측은 해당 리셉션과 관련해 사전 협의가 없었으며, 영풍이 언급한 석포제련소의 시스템 역시 프로젝트 크루서블 공정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장 부회장이 미국 제련소를 아연과 납 생산 시설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실제 프로젝트는 아연과 납, 구리뿐 아니라 금·은 등 귀금속과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게르마늄·갈륨 등 모두 13종의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통합제련소라는 점에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주로 아연과 황산 생산 중심의 공정을 운영하는 반면, 다양한 핵심광물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은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기술력에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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