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24일 '2025년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7개 시·도 내 하수처리장 34곳과 함께 서울·인천·광주·전남 지역 상위배수분구, 서울 용산구 등 인구밀집지역에서 채취한 하수를 분석한 결과다. 상위배수분구는 여러 지역 하수가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기 전 모이는 중간 집수 구역이다.
조사 결과 하수 시료에서는 메트암페타민(필로폰) 등 불법 마약류 31종과 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 25종이 검출됐다. 불법 마약류 가운데 28종은 마약류관리법상 지정 물질, 3종은 임시마약류였다. 특히 합성칸나비노이드(합성대마) 계열이 21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분석 범위 확대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분석 가능한 마약류를 243종으로 늘리고 조사 방식도 하수처리장 중심에서 상위배수분구와 특정 시기 인구밀집지역까지 확대했다. 이 영향으로 검출된 불법 마약류는 전년(7종)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필로폰은 모든 조사 지점에서 검출됐다. 하수처리장 기준 인구 1000명당 하루 사용 추정량은 85㎎으로 미국(2109㎎), 호주(1518㎎), 체코(1175㎎)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를 인구로 환산하면 약 1만명당 1명꼴로 투약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음을 보여준다.
채수 지점별로는 하수처리장에서 11종, 상위배수분구에서 18종, 인구 밀집 지역에서 8종의 불법 마약류가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핼러윈 기간 서울 용산구 일대 유흥시설 주변에서 채취한 하수에서는 코카인, MDMA(엑스터시), 케타민 등 이른바 클럽 마약이 다수 검출됐다. 이들 물질은 일반 하수처리장이나 상위배수분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 지역을 평소 주말에 조사했을 때는 클럽 마약을 포함해 4종만 검출된 점을 고려하면 특정 시기와 장소에 따라 마약 사용 양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과 젊은 층이 집중되는 이벤트 기간에 마약 유통과 사용이 급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감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상위배수분구 조사 지역을 기존 3곳에서 6곳으로, 인구밀집지역 조사도 1곳에서 3곳으로 늘린다. 조사 과정에서 불법 마약류가 확인되면 수사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즉시 정보를 제공해 단속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종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질은 추가 분석을 거쳐 임시마약류로 신속 지정하는 등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수 기반 역학조사는 지역별 마약 사용 경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단속과 정책 수립에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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