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업을 위해 상가를 임차한 A씨. 하지만 입주 직후부터 사무실은 곰팡이와 누수로 가득했다.
A씨는 임대인 B씨에게 여러 차례 근본적인 수리를 요청했지만, B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B씨는 오히려 A씨가 월세를 연체했다며 보증금을 공제하고도 2700여만원을 더 지급하라는 반소(맞소송)를 냈다.
곰팡이와 누수로 엉망이 된 상가, 이 경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입주 직후부터 '곰팡이 지옥'…수리 요구에 집주인은 '나 몰라라'
A씨는 2022년 5월 31일, B씨 소유의 한 상가를 보증금 1500만원, 월 차임 160만원에 2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광고대행업 및 통신판매업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입주 직후부터 시작됐다. 2022년 7월 1일 부동산을 인도받은 A씨는 불과 사흘 뒤인 7월 4일부터 B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상가의 곰팡이와 누수 문제에 대한 수리를 요청했다.
A씨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상가는 천장에 곰팡이가 피고 안쪽에 물이 찰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A씨는 "가방, 구두에도 곰팡이가 슬어 싹 다 버렸다"고 토로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A씨 스스로 공업용 선풍기, 곰팡이 방지 페인트, 대형 습기제거제 등을 사비로 구매해 상황을 해결하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문가조차 "천장 내부가 썩어서 도배를 하더라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벽면과 천장을 뜯어내고 누수 및 곰팡이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해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낼 정도였다.
하지만 집주인 B씨는 부분 도배를 해주거나 제습기, 공기청정기를 제공하는 등 임시방편으로 대응할 뿐, 근본적인 누수 문제 해결에는 나서지 않았다.
"계약 해지" 통보에 돌아온 "밀린 월세 2700만원 내라" 맞소송
참다못한 A씨는 2022년 8월 31일, B씨에게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 내용증명은 다음 날인 9월 1일 B씨에게 도달했다.
이후 A씨는 보증금 150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B씨는 보증금을 돌려주기는커녕, A씨가 2022년 9월부터 월세를 내지 않았다며 맞소송을 냈다.
B씨는 "A씨가 연체한 2년여 치 월세 및 부당이득금 약 4282만원에서 보증금 1500만원을 공제한 2782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상가 내 곰팡이가 심했던 창고는 임대 목적물에 포함되지 않으며, 자신은 수리 의무를 다했다고도 항변했다.
결국 사건은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세입자 손해 막을 수리 의무, 집주인이 위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세입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임대인 B씨가 상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보수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B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세입자) 승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먼저 계약서 특약사항에 '사무실 뒷편 창고의 장판설치를 해준다'는 내용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문제가 된 창고 역시 임대차 목적물에 포함된다고 봤다.
핵심 쟁점이었던 수선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B씨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애가 생긴 경우, 그것을 수선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계약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B씨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감정 결과를 인용하며 "천장 일부에 결로에 의한 누수 흔적이 있고 벽체 여러 곳에 곰팡이가 발생했으며, 보수공사비가 약 459만원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임차인(A씨)이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A씨가 수선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정당하며, 임대차 계약은 내용증명이 도달한 2022년 9월 1일부로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봤다.
A씨는 계약이 해지된 이후의 월세를 낼 의무가 없으며, 상가를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하지도 못했으므로 부당이득 반환 의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피고(B씨)는 원고(A씨)에게 보증금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고, B씨가 청구한 2700여만원의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Copyright ⓒ 로톡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