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스무 살을 맞은 경기도미술관이 과거를 돌아보는 대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청년 작가들의 가능성에 시선을 돌렸다.
경기도미술관은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 <우리의 여름에게> 전시 개최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7월 16일 개막해 9월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회화·사진·조각·도자·가구·건축·디자인·섬유·미디어·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른다. 우리의>
전시는 뜨겁고 변화 가능성이 큰 ‘여름’을 청년 작가들의 현재에 빗댄다. ‘신체·환경·구조·기록·물질·경계’라는 여섯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동시대의 감각과 고민을 풀어내며 100명이 넘는 후보 가운데 작업의 ‘복합성’과 ‘확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26명의 작가와 팀을 선정했다.
전시 <우리의 여름에게> 기자간담회에는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을 비롯해 전시 참여 작가와 조은솔·심민하 학예연구사가 참석해 전시의 기획 배경과 작품 선정 과정 등을 설명했다. 우리의>
전 관장은 전시의 다채로운 구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다양해서 좋지만 하나의 주제로 모아지지 않는 이번 전시는 관장이 직접 요구한 바였다”며 “청년 작가를 특정한 주제 의식으로 한 방향에 끌고 가기보다 이들이 스스로 발화하는 모습을 담는 것이 중요해 다양한 장르와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청년 작가전을 선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통상 미술관의 기념전은 기관의 역사를 정리하거나 대표 소장품과 중견·원로 작가를 조명하는 방식으로 마련된다. 그러나 경기도미술관은 ‘환대와 연대’를 키워드로 지난 20년을 회고하는 대신 앞으로 미술계를 만들어갈 작가들에게 전시장을 내줬다.
이에 대해 전 관장은 “청년 작가의 창작 역량을 높이고 신진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것은 공공기관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청년 작가를 통해 시민의 동시대 문화 역량도 함께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작가 전시를 일회성이 아닌 약 3년 주기의 정례 전시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기획 의도는 전시장 곳곳의 작품들에서 드러난다. 청년 작가들의 작업은 일상의 불편이나 개인의 기억처럼 익숙한 소재를 낯선 방식으로 비틀며 관람객의 참여와 해석을 끌어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안내문으로 오해하기 쉬운 전재우 작가의 작업이다. 미술관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는 “화장실은 2층에 없습니다. 불편을 끼쳐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은 작품이라기보다 실제 시설 안내물처럼 보인다.
작품 제작 배경에 대해 전 작가는 실제로 2층에 화장실이 없는 경기도미술관의 공간적 조건과 화장실을 찾아 헤맨 자신의 경험을 결합했다고 밝혔다. 관람객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이 작업은 건축을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정보와 기호의 체계로 바라보게 한다.
전시장 한편에 설치된 남다현 작가의 작업 역시 익숙한 기억을 낯설게 되돌려 놓는다. 2000년대 실제 가정집에 들어선 듯한 <2008년 7월 12일 청구3차 106동 507호>는 개인의 기억과 재현의 불완전성에 주목한 작품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포켓몬 카드 등 동시대를 함께한 물건들은 관람객의 추억을 자극한다. 과거를 정확히 복원하기보다 기억이 왜곡되고 유실되는 틈을 드러냄으로써 관람객 각자의 진짜 기억을 환기한다.
전시는 이처럼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작업을 사회와 공간, 제도의 문제로 확장한다. 완결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관람객이 작품 사이를 오가며 각자의 기억과 감각을 덧붙이도록 여지를 남긴다. 정해진 동선과 장르 구분을 느슨하게 만든 전시 구성 역시 하나의 해석을 강요하지 않으려는 기획 의도와 맞닿아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알오에스(ROS)의 퍼포먼스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의 주제와 제작 과정을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정해진 동선도, 하나의 정답도 없는 <우리의 여름에게> 에서 관람객은 스물여섯 작가·팀이 펼쳐놓은 서로 다른 ‘여름’을 따라 자신만의 동선을 만들어갈 수 있다.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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