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인 여름철에는 탈수와 체온조절 이상으로 어지럼증이나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고령자가 적지 않다. 대부분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으로 호전되지만 평소와 다른 기억력 저하나 인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단순 여름철 증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치매를 비롯한 뇌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 환자는 갈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 다양한 원인으로 기억력과 언어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초기에는 최근 일을 잊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되면 판단력과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지고 식사나 옷 입기, 위생관리 같은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뇌 변화, 증상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시작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것이 대표적인 병리학적 특징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억력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기 약 10~15년 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증상이 시작된 시점에는 이미 뇌의 병리학적 변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 치매 진료는 증상이 나타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위험도를 조기에 확인하고 적절한 시기에 관리 계획을 세우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평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검사 가운데 하나가 '올리고머화 아밀로이드 베타(OAβ) 검사'다.
OAβ 검사는 소량의 혈액으로 비정상적으로 응집된 베타 아밀로이드와 관련된 변화를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검사다. 비교적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도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어 조기평가를 위한 보조검사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혈액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검사 결과는 환자의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 인지기능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종합해 해석해야 한다.
신촌연세병원 신경과 김다은 부장은 "알츠하이머병은 병리학적 변화가 오랜 기간 진행되는 만큼 위험요인을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65세 이상 고령자나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매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증상이 없어도 위험도 평가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매 예방은 생활습관 관리부터
전문가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 혈압과 혈당, 혈중지질을 꾸준히 관리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독서와 퍼즐, 악기 연주 등 인지 자극 활동을 지속하고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것도 인지기능 보존에 도움이 된다.
김다은 부장은 "치매는 위험요인을 조기에 확인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인지기능 저하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기억력이 반복적으로 떨어지거나 치매 위험인자가 있다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평가를 받고 개인별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