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말기콩팥병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환자와 의료진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석방법을 함께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집에서 시행하는 복막투석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고 일상을 유지하며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복막투석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상담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혈액투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정부의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과 의료계·산업계의 노력으로 국내 복막투석 기반은 조금씩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정부 시범사업의 성과와 남은 과제를 짚어보고 의료진과 실제 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복막투석의 필요성을 조명했습니다. 이번 기획기사가 복막투석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환자 중심의 투석치료 환경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목차
①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 성과
②[인터뷰] 최범순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③[인터뷰] 복막투석환자 한영희 씨(가명)
50세 여성 한영희 씨(가명)는 지난해 12월 말 말기콩팥병으로 투석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당시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좌경 교수로부터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복막투석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치료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의료진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지금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 복막투석의 가장 큰 이점은.
무엇보다 병원을 자주 오가야 하는 부담이 없고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병원에 정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받으러 가는 것 외에는 대부분 집에서 편안하게 투석을 할 수 있다. TV를 보거나 쉬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삶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 복막투석 한 번에 걸리는 시간도 30~40분 정도여서 일상생활과 병행하기에 훨씬 편하다.
- 스스로 투석하기 어렵지는 않았나.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병원에서 반복적으로 교육을 받고 직접 연습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지금은 큰 어려움 없이 혼자서도 잘 하고 있다. 복막투석에서는 무엇보다 처음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
- 감염이나 응급상황을 겪은 적은.
다행히 아직까지 복막염 같은 큰 문제는 없었다. 평소 손 위생과 마스크 착용 등 감염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한 번은 복막투석 도관 연결줄에 작은 손상이 생겨 투석액이 새면서 방안이 물바다가 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병원에서 응급상황 대처법을 교육받았던 덕분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런 응급상황을 반복적으로 교육하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복막투석을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복막투석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복막투석 카테터가 있어 수영이나 목욕처럼 몸을 오래 물에 담그는 활동에는 제한이 있고, 샤워할 때도 감염 예방을 위해 방수조치를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직장생활이나 가정생활 등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매일 90분 정도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에 혈당도 좋아져 의료진으로부터 모범적으로 치료를 잘 이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복막투석은 의료진의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 환자의 꾸준한 노력이 함께할 때 안전하고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는 치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