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된 한국학 도서 7권이 ‘2026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 출범 후 가장 많은 선정 규모다. 대한민국학술원은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 접수 도서를 심사해 올해 288종을 우수학술도서로 뽑았다.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는 기초학문 분야의 연구·저술 활동을 활성화하고 우수 연구성과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 교육부 지원으로 2002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올해는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에서 접수된 도서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총 288종이 선정됐다.
한국학진흥사업단이 추진하는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의 연구지원 체계가 우수한 학술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장기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된 학술총서들이 다수 선정되면서 사업의 연구지원 체계와 성과물의 학술적 완성도를 함께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은 한국학 연구자가 장기간 심층 연구를 수행하고 그 성과를 완성도 높은 학술총서로 출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구지원사업이다. 학술(20세기 한국학술총서), 문화(21세기 한국문화총서), 예술(한국예술총서) 등 3개 분야의 연구 및 저서 집필을 지원하고 있다.
20세기 한국학술총서에서는 이항준·김영수의 '러일전쟁: 일제 강점의 서막', 권은의 '경성모더니즘과 혼종적 에크리튀르: 공간, 언어, 그리고 감각의 문학', 신종대의 '권위주의정권기 한국정치와 북한', 최경봉의 '민족어의 양면: 남북의 언어정책과 어문민족주의'가 선정됐다.
21세기 한국문화총서에는 이경엽의 '무당과 예인: 세습예인들이 펼치는 예술 전통의 횡단과 창출'과 임태훈의 '쓰레기 기억상실증: 버려진 것들로 읽는 문학과 기억의 문화사'가 포함됐다. 전자는 무속과 세습 예인의 예술 전통을 살피고, 후자는 버려진 사물과 폐기 문화를 문학적 기억의 문제로 읽는다. 전통예술 연구와 현대 문화비평이 한 사업 안에서 나란히 성과를 낸 셈이다. 한국예술총서 선정작은 임태승의 '조선시대 화론의 회화미학개념 계보 연구'다. 조선 회화 담론에 쌓인 미학 개념의 계보를 추적하는 저술로, 한국예술의 사상적 토대를 해명하는 작업에 속한다. 역사공간이 6권을 펴냈고 역락이 1권을 간행했다.
특히 연구자가 연구와 집필에 집중할 수 있도록 2년의 연구기간과 2년의 출간기간 동안 행정절차와 제출서류를 최소화하는 등 연구 친화적인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 방식에 힘입어 최근 3년간 평균 경쟁률이 약 5대 1에 이를 정도로 총서사업이 연구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은 2020년 출범했다. 20세기 한국학술총서, 21세기 한국문화총서, 한국예술총서 등 세 분야를 운영하며 학술 저서 발간과 연구성과 확산을 목표로 삼는다. 공식 사업 안내상 지원 기간은 2년이며, 분야별 5권 안팎을 지원하는 구조다. 연구비는 권당 6000만원 규모로 제시돼 있다.
사업단은 연구 2년과 간행 2년을 묶어 저술 완성도를 관리한다. 연구자가 자료 조사와 집필에 집중하도록 행정 절차와 제출 서류를 줄였고, 최근 3년 평균 경쟁률은 약 5대 1을 기록했다. 2024년부터 단행본이 본격 출간된 뒤 2026년 7권 선정까지 도달했다. 지원금 지급에서 끝나는 구조보다 기획, 집필, 원고 검토, 책 제작을 잇는 장기 관리가 핵심이다.
7권 선정은 장기 연구가 책 한 권으로 완성되는 데 필요한 시간과 편집 자원의 가치를 드러낸다. 학술 저서는 논문보다 넓은 자료군과 긴 논증을 요구하며, 원고 완성 뒤에도 목차 재구성, 문장 손질, 색인과 참고문헌 정비 등 여러 공정이 따른다. 연구자와 사업단, 역사공간·역락이 역할을 나눈 지원 구조가 학술적 깊이와 독자 접근성을 높인 배경으로 읽힌다.
선정 규모 자체보다 눈여겨볼 지점은 주제의 다양성이다. 러일전쟁과 권위주의 정권처럼 국가 권력과 전쟁을 다룬 연구 옆에 무당·예인, 쓰레기, 회화미학이 나란히 제시된다. 한국학의 범위를 국가사와 제도사 밖으로 넓혀 감각, 언어, 예술 행위, 폐기 문화까지 다룬 저술군이라는 점에서 학문 지형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박정혜 한국학진흥사업단장은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은 단순한 연구비 지원을 넘어 우수한 연구성과가 수준 높은 학술도서로 출판될 수 있도록 연구와 출판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이번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은 연구자들의 우수한 연구역량과 사업단의 체계적인 연구지원, 출판사의 전문성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고 밝혔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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