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2026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목할 숫자는 최대 매출 33조원이 아니다. 영업이익률 8%다. 미국 관세 충격 이후 5%대까지 내려갔던 수익성이 세 분기 연속 상승하며 회복 방향을 확인했다.
글로벌 도매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85만1639대로 분기 최다 기록을 세웠다. 매출도 12.6% 늘어난 33조37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2조62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이익은 아직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은 1분기 26.7%에서 크게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9.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5.1%에서 4분기 6.6%, 올해 1분기 7.5%, 2분기 8.0%로 높아졌다.
1분기에는 역대 1분기 최대 판매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미국 관세와 인센티브, 판매보증충당부채 증가로 영업이익(2조2051억원)이 26.7% 감소했다. 2분기에는 판매와 매출 기록을 다시 경신하면서 영업이익 감소 폭을 한 자릿수로 낮췄다. 외형 성장에 수익성 회복이 뒤따르기 시작했다.
회복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낮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률도 7.7%로 기아가 제시한 연간 목표 8.3%에 미치지 못한다. 남은 실적 목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반기에는 9% 수준의 수익성이 필요하다.
기아 CI. ⓒ 기아
기아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으로 손익 측면에서 다소 고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서는 본원적인 이익체력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성국 기아 IR·전략투자담당 전무는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다각도의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견조한 이익체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시장 축소 속 점유율 확대
이번 최대 매출은 판매량 증가가 함께 이끌었다. 2분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가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한 상황에서 기아의 도매판매는 4.5%, 현지 소매판매는 5.8%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3.7%에서 4.0%로 높아졌고,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인 4.0%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하면 점유율은 5.0%다.
지역별 판매도 주요 시장에서 고르게 늘었다. 국내 소매판매는 EV3·EV5와 PV5 판매 확대에 힘입어 8.6% 증가했다. 미국은 텔루라이드 신차효과와 스포티지·쏘렌토 판매 호조로 2.8% 성장했다.
서유럽 판매는 12.9% 늘어 현지 산업 수요 증가율 4.8%를 웃돌았다. EV2와 EV4·EV5, PV5 등 대중화 전기차 라인업이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판매량과 함께 평균판매가격(Average Selling Price, 이하 ASP)도 개선되면서 매출 증가율이 판매 증가율을 크게 앞섰다.
늘어난 매출이 같은 폭의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내와 서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인센티브 경쟁이 이어졌고, 환율 상승으로 원화 기준 판매보증충당금도 증가했다.
미국 관세 부담도 남아 있다. 2분기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 오른 81.7%였다. 관세 영향을 제외한 매출원가율은 79.2%로, 두 수치의 차이는 2.5%포인트다. 판매와 ASP가 개선됐음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원인이 비용 구조에 드러난다.
◆전동화 비중 35% 돌파
2분기 기아의 전동화 차량(xEV) 판매는 29만6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4%에서 35.3%로 11.9%포인트 상승했다. 전기차는 11만대로 88.4% 증가했고, 하이브리드는 17만8000대로 61.0% 늘었다. 한쪽 파워트레인에 판매 증가가 집중되지 않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함께 성장했다.
국내와 서유럽에서는 전기차가 판매를 이끌었다. 국내 전기차 판매는 3만8000대로 123.4% 증가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5%까지 높아졌다. 서유럽 전기차 판매는 5만2000대로 101.5% 늘었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가 성장 축을 맡았다. 판매량은 6만6000대로 151.6% 증가했고, 미국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6%에 도달했다.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와 셀토스 하이브리드 신차효과에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판매가 더해진 결과다.
지역별 수요에 따라 한국과 유럽은 전기차, 미국은 하이브리드를 확대하는 전략이 판매 기록과 점유율 상승으로 연결됐다. 다음 과제는 늘어난 전동화 물량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기아는 유럽에서 EV2와 EV4를 현지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에서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생산한다. 판매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와 물류비, 인센티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생산 전략도 함께 추진하는 셈이다.
◆하반기 171만대…연간 목표에는 수익성 9%
기아의 상반기 도매판매는 163만1380대다. 매출은 62조5389억원, 영업이익은 4조8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약 7.7%다.
기아는 올해 도매판매 335만대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연간 영업이익률 목표는 8.3%다. 상반기 실적을 제외하면 하반기에 171만8620대를 판매해야 한다. 남은 매출 목표는 59조7611억원, 영업이익은 5조3664억원이다.
판매량은 상반기보다 5.3% 늘리면 연간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상반기보다 11.0% 더 필요하다. 목표 잔여분을 기준으로 계산한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약 9.0%다.
하반기 매출 목표는 상반기 실적보다 4.4% 적지만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내야 한다. 판매 확대보다 제품 믹스와 가격 방어, 비용절감이 연간 가이던스 달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HMGMA에서 생산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신차효과와 현지 생산을 활용하고, 국내에서는 EV3·EV5와 PV5 판매를 늘린다. 중동 수요 회복과 신흥시장 공급 확대도 하반기 물량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변수는 인센티브와 관세다. 판매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판촉비가 다시 확대되거나 미국 관세 부담이 이어지면 9% 수익성 확보는 늦어질 수 있다. 전동화 판매 증가가 ASP 개선과 원가 절감으로 연결돼야 한다.
기아는 2분기 최다 판매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률을 8%까지 끌어올렸다. 관세 충격 이후 회복 방향은 확인됐다. 2분기 8%가 이익체력의 회복을 보여준 숫자라면, 하반기 9%는 올해 연간 목표를 채우기 위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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