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광익 기자] 선천성 심장병을 유발하는 새로운 원리가 밝혀졌다. 특정 단백질이 조금만 부족해도 DNA의 3차원 입체 구조가 무너지면서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 연구팀은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신생아 약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선천성 기형인 심장병과 관련, 'TBX5' 유전자 이상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DNA는 방대한 양의 유전 정보를 담은 '설계도'와 같다. 각 세포는 이 설계도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접어 3차원 구조를 만드는데, 이 구조에 따라 활성화되는 유전자가 달라진다. 심장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고유의 DNA 접힘 구조가 필수적이다.
연구 결과, TBX5 단백질은 DNA가 올바른 구조로 접히도록 안내하는 'GPS'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백질이 정상치의 절반만 있어도 DNA가 잘못 접히면서 심장 발달에 필수적인 유전자들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2개의 TBX5 유전자 중 하나만 망가져도 심각한 기형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연구팀은 건강한 줄기세포와 TBX5 유전자가 부족한 줄기세포를 각각 심장 근육 세포로 분화시킨 뒤, 고해상도 3차원 매핑 기술로 DNA 구조 변화를 관찰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발견은 다른 여러 발달 장애의 원인을 설명하는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다. 유전자 변이로 인한 질병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DNA의 3차원 구조 이상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브누아 브루노 글래드스톤 심혈관질환 연구소장은 "단일 단백질의 양이 조금만 줄어도 DNA 설계도가 잘못 접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새로운 질병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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