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 HD 지휘봉을 잡던 시절 '선수 폭행 및 모욕적 언행'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신태용 전 감독이 대한축구협회(KFA) 공정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울산 HD 신태용 감독이 지난해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울산 HD FC와 제주 SK FC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4일 "이달 초 신 감독과 관련한 공정위원회 회의가 진행됐으며 최근 징계 결과가 최종 통보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공정위원회는 신 전 감독의 행위가 중대한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축구협회 측은 자격정지나 제명 등 구체적인 수위와 형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협회 관계자는 "징계 세부 내용은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해 외부에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징계 내역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8월 울산 HD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신 전 감독은 약 2개월 만인 10월 전격 경질됐다. 직후 신 전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단 내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으나 뒤이어 그를 둘러싼 선수 폭행 및 모욕적 언행 폭로가 터져 나오며 사태는 급반전됐다. 특히 신 전 감독이 팀의 핵심 수비수인 정승현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정승현 역시 지난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했다. 정승현은 "(신 전 감독 부임 시절)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요즘 시대와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폭행이나 성폭력 등은 가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더라도 피해자 입장에서 폭행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이 맞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울산HD FC 정승현이 지난 2월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 뉴스1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고 사실관계 확인 및 심의를 거쳐 약 8개월 만에 최종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이번 징계가 신 전 감독의 현재 행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 감독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페르시자 자카르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돼 현재 인도네시아에 체류 중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징계 효력은 국내 범위로 한정되기 때문에 해외 리그 및 현지 구단에서의 지도자 활동에는 영향이 없다.
한편, 이번 중징계 소식으로 과거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화려한 성과를 남겼던 신 감독의 이력도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신 전 감독은 2017년 6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직후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에 올랐다. 연이은 전술적 불안으로 휘청이던 대표팀 상황에서 올림픽 대표팀 등을 거치며 공격적인 축구 철학과 유연한 전술을 보여준 신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허정무, 최용수 등 거론되던 다른 후보들이 감독직을 고사하면서 그는 2017년 7월 4일 정식으로 태극전사의 지휘봉을 잡았다.
울산 HD 신태용 감독이 지난해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울산 HD FC와 제주 SK FC의 경기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 뉴스1
부임 이후 신 감독은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도쿄 대회에서 일본을 4-1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참가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당시 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이 승리로 신 감독은 '아시아 국적 감독 최초로 독일전 승리', '세계 최초로 독일을 월드컵 1라운드 조별리그에서 탈락(최종 22위)시킨 감독', '원정 월드컵에서 FIFA 랭킹 1위를 꺾은 아시아 최초의 감독' 등 굵직한 타이틀을 얻으며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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