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은행 중소기업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이 공동대출을 통한 중소기업 자금공급 확대에 나선다.
먼저 카카오뱅크 비대면 채널과 부산은행 기업여신 심사 경험을 결합해 대출 신청 편의와 금리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다만, 상품은 이제 막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개발 초기 단계다. 적용 금리와 한도, 공급 목표액 등 구체적인 조건은 정해지지 않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조달 여건을 얼마나 개선할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5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736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은 4조9285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분이 대기업에 상대적으로 집중된 상황에서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협업이 중소기업 금융 공급을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이 추진하는 공동대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양사는 약관 협의와 상품·전산 개발을 거쳐 내년 중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공동대출은 고객이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두 은행이 각각 심사를 진행한 뒤 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하는 방식이다. 대출이 승인되면 양 은행이 일정 비율로 자금을 나눠 공급한다.
심사에는 기업·신용정보와 함께 대표자 면담, 현장실사 등 비계량 정보가 활용된다.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되, 기업대출 심사 과정에서는 지방은행이 쌓아온 대면 심사와 사후관리 경험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다.
양 업권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부산은행은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기존 영업지역 밖으로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부산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법인 중소기업 대출 경험과 심사 역량을 축적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번 공동대출이 법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 기업여신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등을 취급해 왔지만, 법인금융 영역은 부산은행과의 공동대출을 통해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지방은행의 기업심사 역량을 결합하면 기존 지방은행 상품보다 금리를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의 조달비용이 지방은행보다 평균 30bp(1bp=0.01%포인트) 안팎 낮은 것으로 보고, 기존 지방은행 대출상품보다 최소 30bp 이상 낮은 금리로 공동대출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출시된 가계 공동대출에서는 금리 인하 사례도 나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의 공동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3월 말 기준 기존 광주은행 신용대출보다 약 2.2%포인트 낮았다. 인터넷은행이 고객 모집과 비대면 채널을 제공하고 지방은행이 심사와 자금 공급에 참여한 결과다.
카카오뱅크도 전북은행과 급여소득자 대상 개인신용대출 상품인 '같이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뒤 같은 해 12월 상품을 출시했으며, 이번에는 협업 영역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로 넓힐 예정이다.
다만 가계 공동대출의 금리 인하 폭이 기업 공동대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급여와 신용점수 등 비교적 정형화된 정보를 중심으로 심사하는 가계 신용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재무상태와 현금흐름, 사업 전망, 업종별 위험 등 평가 요소가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은 각각 대출심사를 진행하고 한도와 금리를 함께 정할 계획이지만 세부적인 심사 기준과 자금 분담 비율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공급 목표액과 예상 한도, 적용 금리 역시 상품 개발 과정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동대출의 효과는 출시 후 공급 규모와 평균 적용 금리, 실제 이용 기업의 구성 등을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신청 창구 확대가 대출 이용 편의를 높일 수는 있지만 중소기업의 상환능력과 사업성을 평가하는 여신 심사까지 완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변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공동대출은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금융 경쟁력과 지방은행의 기업금융 전문성을 결합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고객에게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이라며 "고객이 합리적인 금리와 한도 등 다양한 선택지를 바탕으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기업과 개인사업자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문준혁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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