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카톡으로 남자 동기와 나눈 대화... 내가 예민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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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카톡으로 남자 동기와 나눈 대화... 내가 예민한 건가요?"

위키트리 2026-07-24 11:22: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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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줄 알았던 아내의 휴대전화가 열려 있었다. 아이를 씻기러 간 사이였다. 화면에 카카오톡 대화가 떠 있었다. 대화를 본 남편은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결혼생활 채널에 올라온 한 남성의 글이 갑론을박을 부르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을 쌍둥이를 둔 외벌이 공무원이라고 소개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시작은 작은 의심이었다. 아내가 휴대전화를 만지길래 뭘 하느냐고 물으면 인스타그램을 본다고 답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학 남자 동기와 온종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궁금증이 쌓였다. 그러다 아이를 씻기러 간 사이 열려 있던 화면을 봤다. 남편은 훔쳐본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대화를 읽은 남편은 두 대목에서 무너졌다고 했다. 하나는 남편이 월 1000만원을 못 벌어 가사도우미를 쓰지 못하고 그래서 쌍둥이 육아에 산후우울증이 왔다는 하소연이었다. 다른 하나는 자신에 대한 조롱. 장염으로 입원했다 퇴원한 아내에게 "주말에 아이는 내가 볼 테니 쉬면서 회복하라"고 카카오톡을 보냈는데, 아내가 남자 동기에게 "주식하다 망해서 시간이 나나 보다"라는 식으로 자신을 조롱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아내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아내는 사생활 침해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처가를 찾아가 따졌더니 장모는 딸에게 이미 다 들었다며 별것도 아닌 일로 문제 삼지 말라고 했다. 남편은 자신이 예민한 것이냐고 네티즌들에게 물었다.

이혼 이야기도 나왔다. 글쓴이는 집을 넘기고 양육비도 요구하지 않을 테니 양육권만 달라고 했다. 그러자 아내는 양육권은 절대 못 준다고 했다.

댓글은 두 갈래로 갈렸다. 한쪽은 아내의 인성을 겨눴다. 아무리 힘들어도 남편을 외간 남자에게 조롱하는 건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지적이 많았다. 사과 없이 당당한 태도, 거기에 장모까지 감싸는 구도를 두고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는 냉소가 붙었다. 정서적 불륜 아니냐는 반응, 남녀만 바뀌었어도 여론이 정반대였을 거라는 성별 반전론도 나왔다.

다른 한쪽은 남편을 향했다. 쌍둥이 육아는 외벌이라는 이유로 면제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편이 스스로 육아 참여도가 낮다고 인정한 대목이 결정타였다. 퇴근 후라도 절반은 감당해야 할 판에 남편 역할을 못 했으니 아내가 남의 귀를 빌려 분을 푼 것 아니냐는 분석이 좋아요를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도 남편 뒷담화 자체는 아내의 잘못이라는 단서가 대체로 따라붙었다. 휴대전화를 몰래 본 행위를 문제 삼은 이용자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며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법적으로는 어떻게 정리될까.

먼저 휴대전화를 몰래 본 행위. 형법 제316조 비밀침해죄는 봉함이나 비밀장치를 한 것을 함부로 열어 봤을 때 적용된다. 그런데 이 사안의 휴대전화는 잠금이 걸려 있지 않고 이미 열린 상태였다. 잠금을 해제하는 등 비밀장치를 뚫은 정황이 없다면 형법상 비밀침해죄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게다가 비밀침해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하는 친고죄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비밀침해도 있으나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전형은 상대의 동의 없이 비밀번호나 패턴을 풀고 들어가는 경우다. 잠금이 없던 화면을 본 경우까지 이 조항으로 처벌되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도 짚고 넘어갈 만하다. 이 법은 실시간 통신을 몰래 엿듣거나 녹음하는 감청을 금지하는데, 이미 도착해 저장된 메시지를 읽은 것은 감청으로 보기 어렵다.

다음은 남자 동기와의 대화가 부정행위인지다. 민법이 정한 부정행위는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이다. 이성과 연인관계를 맺는 등 정조의무에 어긋나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하지만 매일 대화를 나누고 남편을 험담한 정도만으로 부정행위가 곧바로 인정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관건은 제840조 제6호, 즉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쪽이다. 대법원은 부부간 애정과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졌다면 이 조항으로 이혼이 가능하다고 봐 왔다. 참고로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에는 안 날로부터 6개월, 그 일이 있은 날로부터 2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붙는다.

양육권이 누구에게 갈까. 여기서 남편의 협상 카드는 법원 기준과 어긋난다. 가정법원은 재산을 누가 양보했는지가 아니라 자녀 복리를 최우선으로 본다. 자녀의 나이와 성별, 부모의 양육 의지, 경제적 능력, 친밀도, 그리고 지금까지 누가 주로 길렀는지를 종합한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현재의 주 양육자가 누구인지가 크게 작용한다. 남편이 스스로 육아 참여도가 낮다고 인정한 이상, 집을 통째로 넘긴다고 해도 양육권이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경제력만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자 동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이른바 상간 소송 역시 성적 성실의무를 저버린 부정행위가 입증돼야 하는데, 대화 기록만으로는 문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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