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AI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알파벳은 22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4~6월) 매출이 1,198억 달러(약 17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169억3,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407억7,000만 달러, 순이익은 1,121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모두 상회했다.
이번 실적을 견인한 것은 AI 기반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Gemini)' 확산에 힘입어 전년 대비 82% 증가한 2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순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AI 인프라와 솔루션 수요가 클라우드 사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포춘 100대 기업의 약 90%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색 및 기타 사업 매출은 633억 달러로 17% 증가했고, 유튜브 광고 매출도 111억 달러로 13% 늘었다. 제미나이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9억5,000만 명에 달했다.
알파벳은 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도 더욱 강화한다. 2분기 자본지출(CAPEX)은 44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올해 연간 자본지출 계획도 최대 2,0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관련 수요가 공급 능력을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확대 기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부담도 나타났다. 알파벳은 데이터센터와 AI 하드웨어 투자 확대 영향으로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58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검색 서비스에서 발생한 막대한 수익으로 투자를 감당해왔지만 AI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재무 부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발표 이후 알파벳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4% 하락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오히려 AI 투자 확대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서비스 확대가 이어질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60만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20만원으로 제시하며 두 종목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구글 서버용 메모리의 약 50%, HBM의 약 80%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라며 "구글 AI 생태계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시장은 단기적으로 투자 부담에 반응했지만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며 "알파벳 실적은 AI 반도체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65% 오른 27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도 4.86% 상승한 191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역시 299.19포인트(4.40%) 오른 7,096.89를 기록하며 반도체주 중심의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알파벳에 이어 이달 말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의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대규모 설비 투자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HBM과 서버용 D램 시장의 성장세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