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연의 작가 스토리] 폴 세잔 ‘농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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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연의 작가 스토리] 폴 세잔 ‘농부의 초상’

문화매거진 2026-07-24 09:36: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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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의 초상, 캔버스에 유채,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 농부의 초상, 캔버스에 유채,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폴 세잔Paul Cézanne’​에 대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고흐와 고갱에 이어 세잔의 숨은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잔의 작품들과는 달리 제목부터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농부의 초상’이다. 이 작품은 세잔의 사과 정물화, 카드놀이 시리즈, 그리고 생트빅투아르산 연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터치감이 지닌 매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니 기억해두면 좋겠다.

특히 이 작품은 세잔이 세상을 떠난 해에 완성한 그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말년에 이르러서도 조형의 세부적인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음을 작품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사선 방향의 터치가 화면을 면으로 분할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음영을 만들어 낸다. 이후 이러한 시도는 점차 기존의 공간감과 명암을 허무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세잔이 ‘자연은 원기둥과 원뿔, 그리고 구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하며 조형의 단순화를 꾸준히 연구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세잔은 단순히 기하학적인 세계를 구현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훗날 피카소의 큐비즘과 마티스의 야수파 같은 새로운 미술 사조가 탄생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고전 회화와 비교하면 화려한 기교나 미적인 요소가 다소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새로운 시도는 이후 수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다양한 미술 사조를 탄생시키는 기반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잔의 색채와 화면의 컬러감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학 시절 교수님의 작품이 떠오른다. 세잔의 풍경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랄까. 화면 곳곳에서 세잔의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누드화 역시 세잔 특유의 조형 감각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다양한 주제를 세잔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언어처럼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도가 있었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 시간들이 결국 작품의 내공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스타그램에서 마치 세잔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간 것처럼 느껴지는 한 외국인 여성 작가의 작품도 떠오른다.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고 그의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인내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변화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득 나 역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기를 조용히 상상해 본다. 작가에게는 자신만의 색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 색깔 역시 다양한 거장들의 작품을 배우고 기법을 익히며, 그 안에서 끊임없이 다듬어 가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에는 하나의 대상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연습을 했다면, 그다음 단계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표현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스타일이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지, 또 내 감정과 의도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표현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아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른 칼럼에서 다루었던 세잔의 대표작과 큐비즘 관련 칼럼도 함께 읽어본다면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작가의 대표작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까지 함께 살펴보며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에게도 즐거운 감상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그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다음 칼럼에서는 ‘에밀 베르나르’​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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