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판결 무색… 트럼프, ‘강제노동’ 조항 내세워 글로벌 관세 체제 전격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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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판결 무색… 트럼프, ‘강제노동’ 조항 내세워 글로벌 관세 체제 전격 재편

뉴스로드 2026-07-24 08:32: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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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임시 관세 조치의 시한 만료를 수 분 앞두고 전 세계 60개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최대 12.5%에 달하는 신규 관세를 전격 발표했다. 미 연방대법원의 무효 판결과 우회 수단의 시한 만료라는 법적 한계에 봉착하자, ‘강제노동 차단 부실’이라는 새로운 명분을 내세워 글로벌 고율 관세 기조를 집요하게 이어가는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 CBS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974년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60개 교역국을 대상으로 최소 10%에서 최대 1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는 기존 임시 관세 조치가 만료되는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0시 01분을 기해 즉시 발효된다.

▲ 대법원 판결·150일 시한 연이어 막히자 ‘301조’ 우회 상장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숨가쁜 법적 우회 전략’의 결정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초 미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추진해 온 전 세계 일괄 관세에 대해 위헌 및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수입을 한순간에 차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IEEPA가 봉쇄되자, 백악관은 무역적자 해소 목적의 임시 수단인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끌어들여 10%의 일괄 관세를 150일간 한시적으로 적용했다.

그러나 의회의 승인 없이는 연장이 불가능한 150일 시한(24일 0시)이 다가오자, 행정부는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 온 '301조 강제노동 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다. USTR은 지난 3월 "교역국들이 강제노동 생산품 입항을 엄격히 금지하지 않아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불공정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고, 지난 6월 "미국 통상에 부당한 부담을 준다"는 최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미국은 1세기 가까이 강제노동 제품 수입을 법으로 금지하고 엄격히 단속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도덕적 설득만으로는 공급망 내 강제노동을 근절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제는 교역국들도 동일한 수준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이행 의지 따라 관세 차등"… 한국·EU·일·대만 등 대상 포함

이번 조치에 따라 대상 국가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어 관세율이 적용된다.

10% 적용국 (17개국 및 협력국): 강제노동 금지 법안을 도입했거나 이행을 약속한 국가, 또는 수립 절차를 진행 중인 국가가 포함된다. 영국, 캐나다, 메식코 외에도 최근 규제책을 마련한 인도가 당초 12.5% 예상안에서 10%로 하향 조정받았다.

12.5% 적용국 및 최혜국(MFN) 세율 조정국: 단속 실적이 미흡하거나 제도가 미비한 중국, 베트남 등 다수 국가에는 최고 수치인 12.5%가 부과된다. 한국, 일본, 대만, 스위스, EU 등 주요 우방국 및 교역국들 역시 최혜국(MFN) 관세율 조정 메커니즘에 따라 최종 관세율이 10%~12.5% 수준에 맞춰지도록 추가 세액이 적용된다.

다만 미 행정부는 자국 내 물가 자극과 산업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필수 품목을 예외로 지정했다. 원유 및 천연가스, 일부 화학 비료, 특정 식료품 등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 경제적 효과보다 ‘정치·법적 치밀함’… 추가 관세 폭풍 예고

악시오스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이제 순수한 경제학적 논리를 넘어 ‘사법적 허점 극복을 위한 치열한 법적 공방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명령 한 번으로 수입 관세를 껐다 켰다 하던 IEEPA 시절과 달리, 301조는 조사와 청문회, 공공 의견 수렴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만큼 법적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강제노동 관세 조치가 끝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한다. USTR은 현재 강제노동 이슈 외에도 해외 국가들의 '과잉 생산 및 과잉 설비(Overcapacity)' 문제를 겨냥한 별도의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결국 사법부와 의회의 견제 속에서도 명분을 바꿔가며 고율 관세를 유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장벽 고수 의지가 확인된 만큼,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들의 대미 통상 불확실성과 물류·공급망 대란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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