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반영해 최종 관세율이 12.5%를 넘지 않도록 하는 별도 방식을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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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무역법 301조 최종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추가 관세는 24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 이후 미국에 수입되거나 보세창고에서 반출되는 물품부터 적용된다. 다만 24일 오전 0시 1분 이전 선적항에서 선박에 적재돼 최종 운송수단으로 운송 중인 화물은 28일 오전 0시 1분 이전까지 미국에 반입되거나 보세창고에서 반출될 경우 이번 추가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미 해상 운송 중인 화물에 대해서는 나흘간의 경과조치를 둔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도덕적 설득만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을 근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인권 침해이자 왜곡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시작된 조사 이후 두 차례의 공청회와 3700건 이상의 의견서, 45개국 이상과의 정부 간 협의를 거쳐 확정됐다. USTR는 조사 대상 60개 경제권 모두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의 도입이나 집행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국가별 제도 수준과 미국과의 협의 결과 등을 반영해 10%와 12.5%의 관세를 차등 적용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도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했지만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판단하면서 법적 근거가 흔들렸다. 이에 행정부는 보다 법적 기반이 명확한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새로운 관세 체계를 구축했고, 기존 10% 글로벌 기본관세가 종료되는 시점과 맞물려 새 관세를 시행하면서 관세 공백도 최소화했다.
◇한국은 ‘추가 12.5%’ 아닌 ‘최종 12.5%’ 적용
한국은 다른 대부분 국가와 달리 ‘추가 12.5%’가 아니라 최종 관세율을 12.5%로 맞추는 방식을 적용받는다.
관보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스위스는 ‘12.5% net of MFN’ 방식을 적용받는다. 이는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12.5%보다 낮은 품목은 301조 관세를 추가해 기존 MFN 관세와 301조 관세를 합한 전체 관세율이 12.5%가 되도록 한다는 의미다. 반면 기존 MFN 관세율이 이미 12.5% 이상인 품목에는 별도의 301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존 MFN 관세율이 2.5%인 한국산 제품이라면 301조 관세 10%가 추가돼 최종 관세율은 12.5%가 된다. MFN 관세율이 5%인 품목은 7.5%의 301조 관세가, 8%인 품목은 4.5%의 301조 관세가 각각 추가된다. 반대로 기존 MFN 관세율이 이미 12.5% 이상인 품목은 기존 관세만 유지되고 별도의 301조 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즉 한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품목별 기존 관세율에 따라 추가 관세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실제 기업이 부담하는 추가 관세는 품목마다 달라지게 된다.
미국은 일본과 스위스에도 동일한 방식을 적용했다. USTR는 이 같은 총관세율 상한 방식이 미국과 체결한 상호무역협정(ART) 또는 이에 준하는 무역합의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존 협정을 존중하는 동시에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도입하거나 이를 실효성 있게 집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유럽연합(EU)과 대만은 같은 방식이지만 기준 관세율이 10%다. MFN 관세율이 10% 미만인 품목은 전체 관세가 10%가 되도록 301조 관세를 부과하고, 이미 MFN 관세율이 10% 이상이면 추가 관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번 조사에서 한국을 포함한 54개 경제권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를 마련하지 않았거나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한국은 일본과 호주,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과 함께 이 범주에 포함됐다. 반면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멕시코, 에콰도르, 파키스탄 등은 관련 제도는 마련했지만 집행이 미흡한 국가로 별도 분류됐다.
◇국가별로 10%·12.5% 차등 부과
USTR는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관련 제도를 도입하기로 약속한 국가에는 10%의 301조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해 영국,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온두라스, 요르단,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트리니다드토바고 등이 포함됐다. 이들 국가는 조사 과정에서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새로 도입하거나 미국과 관련 협의를 마치면서 당초 검토됐던 12.5% 대신 10% 적용 대상으로 조정됐다.
중국과 브라질,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나머지 조사 대상국에는 12.5%의 301조 관세가 부과된다.
◇자동차·철강 등은 제외…추가 301조 조사도 진행
이번 조치가 모든 품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USTR는 미국 내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는 원자재와 경제 전반의 공급망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품목, 미국에서 충분히 생산되지 않는 제품 등은 예외 대상으로 지정했다. 또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가 적용되는 제품도 이번 301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부 의약품과 전략 품목 역시 부속서를 통해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와 함께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미국산 면화와 섬유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관세할당제(TRQ)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산 원료 사용을 늘려 강제노동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은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각국의 과잉 생산능력을 겨냥한 또 다른 무역법 301조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미국의 통상 압박은 당분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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