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ios 27 베타 버전에 눈동자 인식시 무음 촬영 기능 포함
카메라 촬영음 규정은 자율 표준…따르지 않아도 제약 없어
과기정통부 등 "표준 폐지 여부 논하기 어려워…사회적 합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애플 아이폰의 신규 운영체제 베타 버전에서 특정 조건에 따라 카메라 촬영음이 나지 않는 기능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온라인에서는 국내 휴대전화에도 20여년만에 카메라 촬영음 무음 설정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대부분 해외 국가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사용할 때 촬영음이 나오도록 설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촬영음이 나지 않지만 출국하면 자동으로 촬영음이 무음으로 바뀐다.
무음 설정은 불법 촬영을 막기 위한 취지지만 이에 불편함을 느끼고 촬영음이 나지 않는 휴대전화를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촬영음 무음 설정은 지금도 법적 강제력은 없고, 민간업계가 자율적으로 따르는 관행이다. 이 때문에 아이폰의 카메라 촬영음 무음 기능 도입이 이런 관행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이런 관행은 어떤 기준에서 적용되고 있을까. 기준이 있다면 아이폰의 새 기능은 이에 부합할까.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과 관련한 내용을 살펴봤다.
◇ 아이폰 '셀피 촬영'시 무음…카메라 촬영음 표준, 실효성 있을까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배포한 아이폰 운영체제 iOS 27 베타 버전에서는 사진 촬영 때 '셀피 촬영'으로 인식되면 전면과 후면 카메라 모두에서 촬영음이 나지 않는다.
확인 결과 이 기능은 화면에 잡힌 사람의 시선(눈동자)이 카메라를 향하고 있을 때만 적용된다. 시선이 카메라를 향하고 있지 않거나 화면 안에 사람이 없을 때는 촬영음이 난다.
이번 기능이 탑재된 iOS 27은 다음 아이폰이 출시될 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기능은 베타 버전에 실린 만큼 최종 탑재 여부는 추후 결정된다.
애플의 이번 시도에 온라인에서는 이제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국내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를 사용할 때 촬영음이 나오게 한 것은 2004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불법 촬영 방지를 목적으로 제정한 '휴대폰 카메라 촬영음' 표준에 근거한 것이다.
이 표준은 '정지 영상 또는 동영상 촬영 기능이 내장된 휴대폰으로 촬영 시의 촬영음 크기에 관한 사항'에 대한 것으로, 촬영음 크기를 60∼68㏈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TTA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단체로, 정보통신기술 표준 개발, 보급 및 시험인증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협회가 만든 표준은 일종의 자율 규칙이라 법적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출시되는 모든 휴대전화의 내장카메라에는 사실상 공통 적용돼 사용자가 촬영음을 임의로 끌 수 없다.
무음 카메라 앱도 많이 나와 있지만, 설치가 번거롭고 유료 앱이 많으며 내장 카메라와 비교하면 사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카메라 촬영음이 싫어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불법 촬영 범죄가 줄지 않는 등 원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23년 조사에서는 국민 80% 이상이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 설정 자율화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결과는 TTA에도 전달됐다.
권익위는 당시 조사를 실시하며 유엔 139개 국가 중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을 통제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말에는 휴대전화 촬영음 강제 규제가 학습권과 생활권을 침해하고 유사시 군사적 위험을 초래한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청원자는 "현재 필기를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으로 대체하는 학습 방식이 보편화돼있어 강제 촬영음이 날 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공익 신고를 위한 촬영이 소리 때문에 어려워질 수 있고, 국제적 기준과도 괴리가 크다"고 주장했다.
◇ 표준 준수는 자율…아이폰 베타버전 "표준 위반으로 보기 어려워"
표준을 제정한 TTA는 이런 논란들과 관련해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 사회적 판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단독으로 표준 폐지 여부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촬영음과 관련한 협회의 현행 표준은 2023년 6월 30일 개정됐고, 현재도 유효한 상태다.
TTA 관계자는 "2004년 표준이 처음 제정됐을 때는 손에 들어가는 카메라가 처음 나오고, 개인정보보호법도 없었다"며 "이 때문에 불법 촬영 등 문제를 규제와 표준 중 어느 영역에서 다룰 것인지 논의가 있었고, 규제로 강제하기보다 표준으로 자율적인 제약을 두자는데 정부와 업계 등의 공감대가 형성돼 표준이 제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카메라 촬영음은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제정된 계기부터 다양한 정책적 판단이 맞물리는 것이기 때문에 협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존폐를 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성평등부나 법무부, 업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2023년 권익위에서 공문을 받았을 때도 전문가들이 모인 표준화위원회 등에서 검토했으나, 이 같은 정책적 판단 아래 유지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이 표준이 자율적으로 업계에서 운영하는 것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더 강하게 규제하거나 폐지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오히려 업계 자율을 침해하는 것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표준을 따르지 않는 무음 카메라 앱이 이미 널리 이용되는 만큼, 표준의 존폐만으로 불법촬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촬영음 없이 타인의 신체 등을 몰래 촬영한 행위를 사후에 어떻게 실효성 있게 규제할 것인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필요가 있을 수 있는데 업계에서 운영하는 것을 정부가 나서서 폐지하도록 할 요인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폐지하면 안 된다는 여론도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아이폰 '셀피 촬영' 무음은 표준 위반?
과기정통부와 TTA는 아이폰 '셀피 촬영' 무음 기능이 해당 표준을 위반한 것이 아닌, 기술적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표준은 촬영음 크기를 60∼68㏈ 범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람의 시선이나 촬영 인지 여부에 따라 촬영음을 생략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TTA 관계자는 "처음부터 소리가 꺼져 있는 것이 아니고, 촬영 시 소리가 나는 것은 표준에 부합하는데 눈동자 인식에 의해 소리가 안 나는 등 조건부 설정은 표준이 명시돼있지 않아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카메라에서 눈동자가 인식될 시, 즉 사람이 본인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일 때 소리가 나지 않는 만큼, 표준을 위반했다기보다 표준을 준수하는 선에서 기술적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갤럭시폰을 제조하는 삼성전자 측은 비슷한 시도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향후 계획은 공유하기 어렵다"며 "정부 정책에 따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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