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년 서울을 지킨 돌의 기록...‘한양도성’이 품은 조선의 시간('다큐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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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년 서울을 지킨 돌의 기록...‘한양도성’이 품은 조선의 시간('다큐 ON')

뉴스컬처 2026-07-24 00:00:00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서울은 빠르게 변하는 도시다. 높은 빌딩과 복잡한 도로가 이어지는 현재의 모습 속에서도 오래된 시간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있다. 바로 조선의 수도를 감싸며 서울의 시작을 함께한 한양도성이다.

KBS1 ‘다큐 ON’은 오는 25일 방송되는 ‘한양도성, 630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지나쳤던 성곽길 속에 담긴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한양도성은 1396년 조선의 수도 한양을 둘러싸기 위해 축조된 성곽이다. 왕조의 시작과 성장, 변화와 아픔을 모두 지켜본 공간으로 서울이라는 도시가 형성되는 과정과 함께해왔다.

방송은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성돌의 기록과 성곽 주변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 훼손과 복원을 거쳐 다시 시민 곁으로 돌아온 한양도성의 모습을 담아낸다. 630년이라는 긴 시간을 버텨온 한양도성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서울의 살아있는 역사로 남아 있다.

■돌 하나에도 새겨진 조선의 기록…한양도성 축성의 비밀

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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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을 이루는 돌은 모두 같은 모습이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돌부터 일정한 형태로 다듬어진 돌까지 크기와 생김새가 다양하다.

성벽을 쌓던 당시 조선의 기술과 사람들의 손길은 돌 하나하나에 남아 있다. 장기간 이어진 축성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돌을 옮기고 쌓았는지, 당시 사람들의 노력과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한양도성에는 ‘각자성석’이라는 특별한 기록물이 남아 있다. 각자성석은 성벽을 만든 과정과 책임자, 작업 내용을 돌에 새긴 기록으로, 조선 시대 축성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방송에서는 각자성석에 남겨진 이름과 글씨를 따라가며 성을 만든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본다. 그중에는 ‘안이토리’라는 이름도 발견된다. 연구자들은 이를 뛰어난 기술을 가진 평민 석수 ‘안이돌’의 이름으로 보고 있다.

왕과 관리뿐 아니라 이름 없는 장인들의 땀으로 완성된 한양도성. 돌에 남겨진 작은 기록은 630년 전 서울을 만든 사람들의 존재를 다시 보여준다.

■‘서울의 DMZ’라 불리는 성곽 마을…북정마을에 남은 오래된 서울

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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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주변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혜화문과 숙정문 사이에 위치한 북정마을은 오래된 골목과 낮은 집들이 어우러진 곳으로, 성곽과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삶을 간직하고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이어지는 풍경 속에는 과거 서울의 모습이 남아 있다.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켜온 주민들은 이웃과 관계를 이어가며 마을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성곽 마을 사회적 협동조합 김경동 대표는 한양도성을 ‘서울의 DMZ’라고 표현한다. 개발과 변화가 제한됐던 시간이 오히려 오래된 풍경과 마을 문화를 지키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다.

비무장지대가 분단이라는 아픈 역사를 품고 있지만 자연 생태를 보존한 것처럼, 북정마을 역시 개발의 속도에서 벗어나 옛 서울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방송은 성벽 아래에서 이어져 온 주민들의 삶을 통해 문화유산이 단순히 보존되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사라진 성문과 무너진 성벽…한양도성이 겪은 아픈 시간

사진=다큐ON
사진=다큐ON

오랜 역사를 가진 한양도성에는 빛나는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선 왕조가 막을 내린 뒤 성곽은 도시 개발과 변화 속에서 큰 훼손을 겪었다.

1907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왕세자의 방문을 앞두고 도시 정비를 이유로 숭례문 주변 성벽이 철거됐다. 같은 해 청계천 정비 과정에서는 오간수문이 사라졌고, 이후 연결된 성벽도 모습을 잃었다. 1915년에는 도로 확장을 이유로 돈의문이 철거됐다. 조선 시대 도성 안팎을 연결했던 중요한 문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한양도성은 큰 변화를 맞았다.

하지만 사라진 역사에 대한 관심은 다시 복원의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훼손된 구간을 되살리고 남아 있는 성곽을 지키려는 노력 속에서 한양도성은 다시 시민에게 돌아왔다.

‘다큐 ON’은 사라짐과 복원의 시간을 함께 담으며 한양도성이 지나온 아픔과 회복의 과정을 기록한다.

■630년 전 길을 다시 걷다…오늘날 이어지는 한양도성 순성

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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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사람들에게 도성을 한 바퀴 걷는 ‘순성’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 행위였다. 성곽을 따라 걸으며 소원을 빌고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한양도성길을 찾는다. 아름다운 서울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오르는 사람도 있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기 위해 조용히 성곽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

시민 옥성삼 씨는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고, 인생은 좋았다가 안 좋아졌다가 죽을 때까지 그런 것”이라며 도성을 걷는 시간이 삶과 닮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고정현 씨는 야간 순행을 하며 “60년 전 고향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성곽길은 세대를 넘어 각자의 기억과 이야기가 쌓이는 공간이 되고 있다.

630년 전 조선 사람들이 걸었던 길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양도성은 과거의 유산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길로 남아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한양도성이 맞이할 새로운 미래

현재 한양도성은 탕춘대성과 북한산성과 함께 ‘한양의 수도 성곽’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 수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곽으로서, 한양도성은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도시와 자연, 사람의 삶이 함께 어우러진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630년 동안 서울을 지켜온 한양도성이 앞으로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존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KBS1 ‘다큐 ON’은 ‘한양도성, 630년의 이야기’를 통해 돌에 새겨진 기록, 성곽 아래 살아온 사람들, 복원의 시간을 따라가며 서울의 뿌리를 다시 바라본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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