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후반기 국회 개원 이후 54일 만에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여야 간 원내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상임위 보이콧을 접은 국민의힘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비롯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및 외교안보 정책, 호남 반도체 등을 타깃으로 삼아 대대적인 투쟁에 돌입할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토교통위원장에 4선 유의동 의원, 교육위원장에 3선 김희정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에 3선 이만희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3선 김성원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에 3선 송석준 의원, 정보위원장에 3선 이양수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또한 여야 합의에 따라 이양수 의원과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위원장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직을 각자 1년씩 수행한 뒤 자리를 맞바꿔 남은 1년을 맡기로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유의동·김정재 의원의 맞대결로 국토위원장 후보 경선을 실시했다. 당내 의원 97명의 투표 결과 유 의원은 49표를 얻어 48표를 받은 김 의원에 1표 차로 승리했다.
이날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조정식 국회의장은 "오늘 원구성 합의의 성과가 협치와 민생의 국회로 나아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민생과 국익 앞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상임위와 특위를 조속히 가동해 산적한 현안을 책임 있게 논의하고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상임위 보이콧을 풀고 전열을 정비해 본격적으로 대여 공세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원내 제 2당이 맡아야하는 법사위원장직을 끝내 강탈하고 통상적으로 여당이 책임지고 맡았던 정보위·외통위를 야당에 떠넘겼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이 확보한) 7개 상임위도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토위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견제, 산중위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졸속 추진 실상 파악, 외통위에서 악화일로 한미동맹 현주소 점검 및 북한 '두 국가론' 동조하는 통일부 견제 등을 거론하며 각 상임위에서 수행할 '작전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위원장직을 놓친 11개 상임위에서도 의원들이 일당백 역량으로 치열하고 처절하게 견제하고 싸운다면 2년 뒤 총선 승리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절치부심과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처절하게 견제하고 싸우면서 국회를 정상으로 되돌려놓을 그날을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국민의힘이 가장 먼저 정조준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공격이 시작됐다.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당대표실에는 '29억 아파트 대통령의 매매 꿀팁 잘 배웠습니다'라고 비꼬는 문구가 내걸렸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최근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매와 관련해 "29억원짜리 집을 9000만원에 사는 법으로 유튜브로 만들면 금방 수십만 조회 수가 나올 것"이라며 "불법이 아니라고 하니 국민 여러분도 많이 활용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애 의원도 "대통령의 기상천외한 아파트 매매는 정권 부동산 정책의 자기모순을 스스로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도 국민의힘의 가장 중요한 공격 지점 중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은 다음 달 열리는 전당대회 전까지 관련 개정안을 처리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의 공세가 엄청날 것으로 관측된다. 장동혁 대표는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대한민국 형사 사법 체계를 '개딸' 재물로 갖다 바치려고 한다"며 "민심을 거스르고 폭주하면 결국 정권이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회법 개정에도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심사 시한을 현행 330일에서 75일로 단축하고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며 법사위 통과 법안의 본회의 자동 상정 등이 담긴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민의힘이 차지한 상임위를 피해 법안 심사가 가능해지는 데다 조건부 필리버스터 무력화도 현실화될 수 있어 국민의힘으로서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한편 이에 맞서는 민주당은 후반기 국회를 '일하는 국회'를 내세워 국민의힘의 공세를 방어한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생외면 입법방해 국민의힘 규탄대회'에 참석해 "현재 국회 본회의에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 법안 59건이 잠들어 있다"며 "민생을 인질삼아 국회를 마비시키는 국민의힘의 몰상식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법이 정한 심사 절차를 무력화하고 입법 체계를 송두리째 흔드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공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국회법을 개정해서 입법 절차를 바로 세우고 고의적인 태업과 몽니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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