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부동산정책 윤곽…보유세·전세대출 손질하고 공공임대 질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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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부동산정책 윤곽…보유세·전세대출 손질하고 공공임대 질 높인다

폴리뉴스 2026-07-23 19:08:36 신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보유세 정상화와 전세대출 규제 강화, 고품질 공공임대 확대를 세 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보호하되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에는 차등적인 부담을 지우고,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가 당장 고강도 세제 개편이나 대출 규제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니다. 조세 저항과 서민 주거 부담, 공급 효과를 함께 고려해 정책 강도와 적용 대상을 정교하게 설계하겠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부동산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자산 증식 수단으로 굳어진 주택 수요를 억제해야 하는 만큼, 향후 세제와 금융·공급정책을 어떤 순서로 조합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보유세와 전세대출, 다주택 규제, 공공임대, 재개발 등 부동산정책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정부 정책은 주택 보유 자체보다 보유 목적과 가격, 실제 이용 형태를 기준으로 부담과 지원을 달리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보유세 정상화 공감대"강화 범위와 속도가 핵심"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 강화 필요성이 가장 먼저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를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방향에는 대체로 사회적 동의가 형성돼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정책에서는 적용 범위와 인상 폭, 주택별 차등 기준을 세밀하게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려면 상당한 인상이 필요하지만, 이미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에서 세 부담을 단기간에 확대할 경우 거센 조세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언급했다. 과거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때 단계적으로 추진했어야 할 과제가 누적되면서, 지금은 정책 필요성과 수용성 사이에서 타협이 불가피해졌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검토할 보유세 개편은 일률적인 세율 인상보다 주택 가격과 보유 목적에 따른 차등화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생활을 위해 보유한 주택에는 보호 장치를 두고, 자산 증식을 목적으로 여러 채를 보유하거나 초고가 주택에 자금이 집중되는 경우에는 더 높은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담하는 납세자를 사회적으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내놨다. 고액의 세금을 부담하는 행위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보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자산을 축적하고 정당한 세금을 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보유세를 징벌적 과세로 접근하기보다 자산 가치와 공공 부담을 연계하는 정상화 과정으로 설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납세자의 반발을 줄이려면 과세 목적과 사용처, 적용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주택이라도 같지 않다'똘똘한 한 채' 규제 보완 예고

정부의 1주택자 보호 원칙도 종전과는 다르게 설계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주택 수만 기준으로 삼을 경우 초고가 주택 한 채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1가구 1주택을 보호하려는 기존 정책의 취지 자체는 타당하지만, 주택 가격과 이용 목적을 구분하지 않은 결과 비싼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투자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다주택 규제를 피하면서도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세제 개편에서는 1주택 여부뿐 아니라 주택 가액과 거주 목적, 자산 증식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가 주택 기준을 어디에 설정하고 어느 수준까지 세 부담을 높일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1주택이면 모두 동일하게 보호한다'는 기존 원칙에는 일정한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거주 여부를 기계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공적 업무 수행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주택을 잠시 비우는 경우까지 투자 목적으로 간주하면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실거주' 대신 '거주용'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문제를 반영한다. 현재 해당 주택에 살고 있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본인이나 가족의 주거를 위해 보유한 주택이라면 실수요 주택과 유사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결국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투기 목적의 고가 1주택과 불가피한 사유로 비워둔 생활용 주택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다. 보유 기간과 전입 이력, 임대 여부, 다른 주택의 사용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도세와 보유세 연계 가능성세제 체계 전반 손질하나

보유세 부담을 양도소득세 산정 과정에서 일부 반영하는 방안도 토론 테이블에 올랐다. 보유 기간에 추가로 납부한 세금을 주택 처분 시 필요경비로 인정해 양도세에서 일부 공제하자는 제안이다.

이 대통령은 해당 방안에 대해 납세자의 이중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유 단계에서 높은 세금을 납부한 뒤 처분 단계에서도 양도차익 전부를 기준으로 과세하면 납세자가 과도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 것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부동산 세제는 취득·보유·양도 단계별 세금을 따로 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보유 기간의 부담을 통합적으로 계산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거래 단계에서 일정 부분 부담을 조정하면 장기 보유자의 반발을 완화하고 매물 잠김 현상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유세 증가분을 양도세에서 광범위하게 인정하면 실제 세 부담 강화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예상된다.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 부담을 높이면서도 거래를 지나치게 위축시키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세제 개편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전세대출도 구조조정보편 지원에서 핀셋 지원으로

금융정책에서는 전세대출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 전세대출이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지만, 대출과 보증이 과도하게 확대되면서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을 함께 밀어 올렸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사실상 제한 없이 공급한 결과 임대인이 적은 자기자본으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게 됐고, 전세보증금이 주택 매입 자금으로 활용되는 구조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전세보증금에도 보증과 대출이 제공되면서 전세사기 위험까지 커졌다는 설명이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다른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는 경우까지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세대출이 취약계층의 주거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을 넘어 주거 상향이나 자산 운용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사례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역시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는 역전세난에 대응하는 안전장치지만, 결과적으로 고가 주택의 매각을 늦추고 가격 조정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전세대출 자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식보다는 지원 대상을 좁히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수요자, 저소득층 등 실제 주거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는 대출과 보증을 유지하되, 고가 전세나 유주택자의 추가 전세 수요에는 한도와 보증 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다.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임대차시장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전세 수요가 줄면서 전세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가 월세시장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대출 규제와 함께 공공임대 확대, 월세 세액공제 등 보완책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임대도 '최저 주거'에서 중산층 주택으로 전환

공급정책에서는 공공임대주택의 입지와 품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과거처럼 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해 저소득층만 거주하는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해서는 안 되며, 중산층까지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품질이 높은 공공임대 아파트를 건설하고, 다양한 소득계층이 함께 입주할 수 있도록 공급 구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거 사다리를 반드시 자가 소유만으로 구성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장기 임대주택을 통해서도 구현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이는 공공임대정책의 목표를 주거 취약계층 보호에서 보편적 주거 안정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민간 분양주택과 비교할 수 있는 품질의 공공임대를 공급할 경우 청년과 신혼부부의 과도한 주택 매입 수요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역세권 토지비와 건설비가 높은 상황에서 공급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재정 지원과 공공택지 확보, 민간 참여 방식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임대료 수준과 입주 자격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변수다.

재개발 용적률 완화는 신중공급 확대와 가격 자극 사이

도심 공급을 늘리기 위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예고됐다. 용적률을 높이면 사업성이 개선돼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개발 기대가 토지와 주택 가격을 먼저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용적률 상향을 활용할 경우 증가한 개발이익의 일부를 공공임대나 기반시설 확충으로 환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될 수 있다. 단순히 민간 사업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늘어난 용적률이 실제 주택 공급과 공공성 확대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개발 정책은 지역별 시장 상황을 구분해 적용할 필요도 있다. 공급 부족이 뚜렷한 서울 핵심 지역과 미분양이 누적된 지방을 동일한 기준으로 규제하거나 완화할 경우 정책 효과가 왜곡될 수 있다. 정부가 전국 단위의 일률적 대책보다 지역별 맞춤 정책을 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세제·금융·공급 동시 개편정책 일관성이 성패 좌우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방향은 보유세 강화나 대출 규제 가운데 한 가지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 세제와 금융·공급정책을 함께 조정하겠다는 구상으로 요약된다. 투기 수요는 세금과 대출을 통해 억제하고, 실수요자의 주거 선택지는 공공임대와 도심 공급을 통해 넓히는 방식이다.

문제는 정책의 순서와 속도다. 공급 확대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 대출 규제를 급격히 강화하면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세제 개편을 예고하고도 실행이 늦어지면 시장이 정책의지를 의심하면서 투기 수요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정책 기준이 자주 바뀌는 것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부동산은 세제와 금융, 청약, 임대차 제도가 맞물려 움직이는 만큼 하나의 규정을 바꾸면 다른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한다. 다주택 규제를 강화한 뒤 초고가 1주택 수요가 늘어난 사례처럼 작은 제도적 빈틈이 시장 전체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가 남북관계나 외교·정치 현안 못지않게 폭발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해관계자의 압력이 강해지고,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정책 원칙을 바꾸면서 제도가 왜곡돼 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가 향후 내놓을 부동산대책은 세율과 대출 한도 같은 개별 수치뿐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까지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실거주자를 보호하면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세 부담 확대에 따른 반발과 전세대출 축소에 따른 주거 불안을 함께 낮출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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