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래디에이터’ 속 그 마을…유네스코가 주목한 모로코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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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래디에이터’ 속 그 마을…유네스코가 주목한 모로코 여행지

투어코리아 2026-07-23 19:02:43 신고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영화 ‘글래디에이터’와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배경으로 알려진 모로코의 아이트 벤 하두(Ksar Aït Ben Haddou)가 세계적인 촬영지를 넘어 지속가능 관광의 새로운 실험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유네스코(UNESCO)는 최근 세계문화유산을 지키면서 지역사회와 관광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 관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첫 대상지 가운데 하나로 아이트 벤 하두를 선정했다.

모로코 남부 와르자자트(Ouarzazate) 인근에 자리한 아이트 벤 하두는 붉은 흙을 쌓아 만든 전통 요새 마을인 ‘크사르’다. 흙벽으로 둘러싸인 성채와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 아틀라스산맥과 사막이 맞닿은 독특한 풍경을 간직해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아이트 벤 하두  / 사진-모로코관광청

이국적인 경관은 세계 영화계의 관심도 끌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비롯해 ‘미이라’, ‘아라비아의 로렌스’,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 다양한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후 아이트 벤 하두는 실제 영화 속 장면을 만날 수 있는 모로코 대표 관광지로 명성을 얻었다.

지리적으로는 마라케시에서 사하라 사막으로 향하는 주요 여행 동선에 포함돼 있다. 모로코 남부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명소지만, 대부분 성채와 골목을 짧게 둘러보고 사진을 찍은 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세계적인 인지도에 비해 현지 체류시간과 관광 소비가 충분히 늘지 않는다는 점은 지역 관광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었다. 관광객은 많지만 숙박과 체험, 지역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아 주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효과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아이트 벤 하두의 관광 방식을 단순 방문형에서 체류·경험형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화유산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의 역사와 건축, 주민의 삶과 전통문화를 깊이 이해하도록 여행 콘텐츠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관광객이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박과 식음료, 공예품 구매, 체험 프로그램 참여 등이 늘어나 지역 상권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관광 수익이 주민과 문화유산 관리에 다시 투입되는 구조를 만들어 장기적인 보존 기반을 확보하려는 취지도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장인과 소규모 관광사업자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 전통 공예와 음식, 생활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늘리고, 현지 가이드 양성과 관광 창업 교육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아이트 벤 하두의 역사와 흙벽 건축, 지역 문화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해설 콘텐츠와 이야기 중심의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여성과 청년의 관광산업 참여 기회를 확대해 지역 안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 기반을 만드는 방안도 포함됐다.

최근 세계 관광산업은 방문객 수 확대만을 목표로 삼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문화유산,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에 사람이 몰리면서 발생하는 훼손과 주민 소외 문제를 줄이고, 여행으로 얻는 혜택이 지역에 고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아이트 벤 하두 사막 / 사진-모로코관광청

유네스코 역시 세계문화유산의 보존과 관광 활성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트 벤 하두는 세계적인 촬영지라는 높은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지역 주민이 관광의 주체로 참여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 사례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인 여행객에게도 아이트 벤 하두는 모로코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장소다. 마라케시에서 사하라 사막으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고대 요새 마을은 붉은 성벽과 사막 풍경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번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앞으로 아이트 벤 하두 여행은 영화 촬영지를 확인하고 사진을 남기는 일정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역 주민이 들려주는 마을의 역사와 전통 건축, 공예와 생활문화까지 경험하는 체류형 여행지로 변화하면서 모로코 관광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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