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스타트업 의식주컴퍼니가 운영하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전 공정에 접목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탁물 입고부터 합포장, 다림질, 수건 정리까지 사람 손을 거치던 작업을 AI와 로봇이 대신하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고, 이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런드리고는 자사 서비스에 AI를 적극 도입 중이다. 런드리고는 고객이 세탁물을 담아 내놓는 수거백의 QR코드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고객 정보를 즉시 불러온다. 작업대 상단 카메라가 세탁물을 촬영하면 AI가 품목을 자동 인식해 신청 내역과 실제 입고된 세탁물을 대조하고 고객 요청 사항까지 반영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세탁물 입고 시간은 기존보다 60% 이상 단축됐다.
2024년 1월엔 세계 최초로 원터치 세탁 무선인식(RFID) 기술을 개발해 세탁 바코드를 없앴다. 세탁물 등록과 검수 단계에서 RFID 태그를 통해 고객별 세탁물을 자동 식별한다. 스테이플러로 고객 정보를 부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세탁물 손상 없이 관리할 수 있고 작업 속도도 높였다.
축적되는 데이터도 경쟁력이다. 고객이 실제 착용한 의류의 브랜드와 디자인, 소재, 세탁 이력 등을 지속적으로 수집·분석해 고객별 세탁 패턴과 선호도를 파악하고 있다.
드라이클리닝 의류와 생활빨래를 함께 포장하는 합포장 공정도 자동화했다. 드라이 의류는 옷걸이에 걸어 이동하지만 빨래와 이불은 부피가 커 수작업으로 합쳐야 했던 대표적인 비효율 구간이었다. 런드리고는 경기 군포에 있는 스마트팩토리에서 10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쳐 합포장 자율로봇 시스템을 지난해 10월 상용화했다.
셔츠 세탁 라인도 자동화했다. 작업자가 셔츠 양팔을 기계에 끼우고 버튼을 누르면 약 15초 만에 팔 부분 다림질이 완료되고, 이어 몸판 전용 장비가 가슴 부분을 압착해 주름을 제거한다. 군포 스마트팩토리는 하루 약 3000벌의 셔츠를 처리하며 이 공정으로 생산 효율을 20% 이상 높였다.
기업 대상(B2B) 사업을 담당하는 런드리고 호텔앤드비즈니스는 파주 스마트팩토리에 수건 전개 자동화 설비인 '타월 오토 스태커'를 도입했다. 작업자가 세탁을 마친 수건을 로딩존에 올리면 로봇이 이를 자동으로 펴주고 쌓아준다.
의식주컴퍼니가 축적한 세탁 공정과 의류·수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열사 테크닉스가 기구 설계와 로보틱스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개발한 장비다. 도입 이후 시간당 800장 이상의 수건을 처리하며 생산성을 기존 대비 약 2.5배 높였다.
AI와 자동화 설비를 통한 운영 효율화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의식주컴퍼니는 지난 4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월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주력 서비스인 런드리고는 구독형 서비스와 생활빨래 중심의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1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의식주컴퍼니는 2025년 연간 매출 6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보다 약 85억원 줄며 40%가량 개선됐다. 올해 1~4월 누적 매출은 2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가 늘고, 영업손실은 77% 감소했다.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연간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의식주컴퍼니 관계자는 "고객 세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품질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스마트팩토리에 AI 기술을 접목해 운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종합 런드리 테크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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