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체중 감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반식품을 의약품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온라인에서 잇따라 적발됐다.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추천하는 것처럼 꾸민 짧은 영상과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까지 활용돼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에서 다이어트 효과를 내세워 식품을 판매한 업체를 집중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업체 26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해당 업체들을 고발 조치했다.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 내세워 구매 유도
이번 점검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을 표방한 식품 광고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함께 섭취하는 이른바 ‘올레샷’과 올리브유에 삶은 달걀을 곁들여 먹는 방식을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방법처럼 소개한 광고가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일부 업체는 일반식품을 판매하면서 ‘먹는 위고비’나 식욕 조절 호르몬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했다. 제품이 의약품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것처럼 광고한 사례도 함께 적발됐다.
점검 결과 적발된 26개 업체는 질병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현하거나 일반식품을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짓·과장 광고와 소비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들 업체가 판매한 제품은 60만여 개였으며 판매금액은 약 115억 원에 달했다.
체중 감량부터 항염 효과까지 과장
올리브유나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혼합한 식품을 판매하면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일부 광고에는 ‘디톡스’, ‘저속노화’, ‘항산화’, ‘항염’ 등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표현이 사용됐다.
식약처는 일반식품에 이 같은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면 소비자가 해당 식품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봤다. 식품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특정 신체 변화가 나타나거나 질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단정한 광고도 법 위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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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명칭 일부 가려 광고
일부 업체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 명칭의 일부 글자를 가린 ‘위O비’, ‘마운OO’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음식 섭취 후 장에서 분비돼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GLP-1’을 광고에 내세운 사례도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 같은 표현이 일반식품을 의약품처럼 인식하게 하거나 비만치료제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고 봤다.
광고에는 ‘식욕 억제’, ‘지방 흡수 차단’, ‘체지방 배출’ 등의 문구도 사용됐다. 해당 식품에 의약품 수준의 효능이 있거나 체중 감량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유명인과 전문가 추천 영상처럼 제작
광고 영상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약사가 제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등장했다.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가상 인물과 지방, 혈관 등 신체조직 이미지도 활용됐다.
이들 영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소셜미디어에 숏폼 형태로 반복 노출됐다. 이용자가 영상을 누르면 업체의 온라인 판매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해 제품 구매를 유도했다.
AI 기반 SNS 부당광고 구조. /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숏폼과 판매 페이지 광고 문구 달라
단속을 피하려 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업체는 숏폼 영상에서 ‘단기간 급속 감량’, ‘지방이 배출된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과 같이 위반 정도가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반면 영상과 연결된 자사 온라인몰에서는 해당 문구를 삭제하거나 광고 수위를 낮췄다.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영상에서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고 실제 판매 페이지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문구를 줄이는 방식이다.
온라인 판매 페이지는 식약처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지만 SNS 숏폼 광고는 짧은 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된 뒤 삭제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광고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특성도 있다. 식약처는 일부 업체가 이러한 점을 이용해 부당광고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매입단가보다 최대 27.5배 비싸게 판매
적발된 제품 가운데 판매가격을 매입단가보다 크게 높인 사례도 있었다. 판매가격은 매입단가 대비 최소 약 1.8배에서 최대 약 27.5배에 달했다.
실제 매입단가가 약 2천 원인 제품을 6만 원에 판매한 경우도 확인됐다. 체중 감량과 건강 개선 효과를 강조한 광고를 앞세워 매입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한 것이다.
체중 감량 효과 내세운 광고는 신중히 확인해야
식약처는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매할 때 의약품과 비슷한 효능을 내세우거나 식욕 억제, 지방 배출, 단기간 체중 감량 등을 강조하는 광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반식품 광고에 호르몬이나 치료제 관련 표현이 등장하더라도 해당 제품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포그래픽]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소비자는 짧은 영상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보다 제품 유형과 표시사항, 원재료, 판매업체 정보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등장하는 영상도 실제 추천인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인공지능으로 만든 인물이나 음성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체중을 줄일 수 있다거나 특정 식품이 지방 배출과 식욕 억제를 직접 유도한다고 단정하는 광고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숏폼 광고는 짧은 시간에 강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곧바로 판매 페이지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제품 정보를 충분히 살피기 어려울 수 있다. 광고 영상과 판매 페이지의 문구가 다르거나 의약품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사용됐다면 구매 전 표시사항과 식품 유형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 SNS 숏폼 광고와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광고 수법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위반 행위에는 행정처분과 고발 등 필요한 조치를 이어가고 온라인 식품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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