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브이로그’ 산모 2심서 무죄…병원장·의사는 살인 유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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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낙태 브이로그’ 산모 2심서 무죄…병원장·의사는 살인 유죄 유지

경기일보 2026-07-23 16:58: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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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전경. 서울고법 제공
서울고등법원 전경. 서울고법 제공

 

임신 36주 차에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아를 출산시킨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36주 낙태 브이로그’ 사건 산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병원장과 의사는 태아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으나 1심보다 형량이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용석 부장판사)는 2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산모 권모 씨와 병원장 윤모 씨, 집도의 심모 씨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권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권 씨가 태아가 모체 밖에서 독립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상태임을 알고도 사체 처리 동의서에 서명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아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권 씨가 사건 당시 태아가 뱃속에서 사산된 상태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았을 뿐, 산 채로 나온 태아를 의료진이 살해할 것이라는 점은 알지 못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권 씨가 브로커들에게 ‘아이가 사산돼 나왔는지 물어봐 달라’고 했고 브로커가 ‘그렇다’고 답했다”며 “권 씨 입장에서는 이 내용이 의학적 지식이 없는 브로커가 의료진에게 문의하지도 않은 채 한 발언이었음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수술 전 사체 처리 위임 동의서에 서명한 것 역시 일반적인 위임일 뿐, 태아 살해를 용인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권 씨가 유튜브 채널에 수술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린 점에 대해서도 “태아를 인위적으로 살해한다는 상황을 알면서도 공개 채널에 영상을 게시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의료진의 태아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윤 씨와 심 씨가 2024년 6월 권 씨에게 제왕절개 수술을 해 태아를 출산하게 한 뒤,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삶을 위해 몸부림치며 마주쳤을 공포는 짐작하기 어렵고, 살인은 절대적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해하는 것으로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다만 형량을 감경한 데 대해서는 “임신한 여성이 임신을 유지할지 결정할 권리는 헌법상 보장되는 일반적 인격권에서 파생되는 자기결정권에 해당하며, 산모의 임신 종결 의사에서 비롯된 범행인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병원장 윤 씨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150만 원 및 900만 원 추징을, 수술을 집도한 심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에게는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윤 씨에게 환자를 알선한 브로커 2명은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한편, 이 사건은 권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총 수술비용 900만 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낙태 경험담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고,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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