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2025-2026시즌은 예상을 뛰어넘은 반전이었다. 손창환 감독은 정식 감독 첫 시즌 소노를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으로 이끌었다.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소노는 정규리그 막판 10연승을 달렸고,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약체로 분류됐던 팀이 한 시즌 만에 KBL 판도를 흔들었다.
그러나 손창환 감독의 시선은 지난 성과에 머물지 않는다. 새 시즌 소노는 KBL 정규리그와 동아시아슈퍼리그(EASL)를 함께 치른다. 국내 무대에서 만든 반전을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바꾸고, 두 대회를 병행할 수 있는 선수단 운영 능력까지 증명해야 한다. 그의 두 번째 시즌은 성적과 전력 운용, 구단의 확장 가능성이 함께 걸린 시험대다.
▲준우승 이후에도 냉정한 현실 인식
손창환 감독은 23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본지와 만나 지난 시즌을 차분하게 돌아봤다.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은 구단사에 남을 성과였지만, 그는 팀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바라봤다. 손창환 감독은 “결승에 오른 결과만으로 우리를 강팀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질적으로는 6위 안팎의 전력에 가까운 팀”이라고 진단했다.
챔피언결정전 패배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다. 그는 “선수들은 자신들의 역량 이상을 발휘했다. 패배는 노력 부족이 아니라 상대와의 전력 차이에서 나온 결과”라고 돌아봤다. 정규리그 막판 상승세와 PO 성과에는 선수들의 집중력뿐 아니라 상대 주축 선수들의 공백 등 변수도 작용했다고 봤다. 특정 장면이나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더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해 필요한 기준을 확인한 것이다.
새 시즌 준비 과정에서는 전술 체계를 크게 바꾸는 방안도 검토했다. 지난 시즌 소노의 장단점이 이미 상대 팀에 노출된 만큼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러나 최종 방향은 전면 개편이 아니라 기존 체계의 보완과 업그레이드였다. 짧은 비시즌과 에이스 이정현의 대표팀 일정, 외국인 선수 합류 시점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다시 팀을 만드는 방식은 위험 부담이 컸다.
손창환 감독은 “완전히 새로 시작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알고 있는 틀 위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쪽이 현실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소노는 여전히 선수층이 넉넉한 팀은 아니다. 주전급 선수들의 연령대와 부상 이력도 고려해야 한다. 그가 이근준과 강지훈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시즌의 반전을 이어가려면 전술 완성도와 선수층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 대표팀 일정으로 비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이정현의 몸 상태도 변수다. 손창환 감독은 새 시즌 초반 다른 팀과의 준비 격차를 줄이기 위해 훈련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EASL과 외국인 변수, 새 시험대
정규리그에 아시아 대회 일정까지 더해지면서 소노의 새 시즌 운영 난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일정과 이동, 체력 관리, 로테이션 운영이 모두 변수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팀에는 부담스러운 일정이지만, 손창환 감독은 EASL을 힘을 빼도 되는 대회로 보지 않았다. 그는 “EASL이든 KBL 정규리그든 모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처음 경험하는 일정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지만, 대회를 선택적으로 치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 배경에는 국내 프로스포츠의 구조에 대한 인식도 깔려 있다. 손창환 감독은 “프로 구단은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지만, 한국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기업 홍보 역할도 함께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과 항공사 등을 운영하는 모기업 소노를 고려하면, EASL은 단순한 국제대회 참가를 넘어 기업 브랜드를 아시아 시장에 노출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손창환 감독은 “EASL은 회사의 이름을 알릴 좋은 기회다. 그런 역할이 있는 만큼 대회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무대에서의 경기력은 팀 성적뿐 아니라 구단과 모기업의 브랜드 가치와도 연결된다. 소노가 지난 시즌 국내에서 만든 성과를 외부로 확장해야 하는 이유다.
전력 구성에서는 외국인 선수 조합이 관건이다. 소노는 스카티 제임스와 조니 오브라이언트를 영입했다. 공격력이 뚜렷한 제임스와 KBL 경험을 갖춘 오브라이언트가 얼마나 빠르게 팀에 녹아드느냐가 핵심이다. 손창환 감독은 두 외국인 선수의 장점을 살리되, 국내 선수들과의 역할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2, 3쿼터 외국인 선수 2명 동시 출전 제도가 적용되는 만큼 두 선수의 호흡은 소노의 상한선을 좌우할 수 있다. 다만 손창환 감독은 “역할이 겹치거나 공격이 한쪽으로 쏠리면 부상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며 이정현, 케빈 켐바오, 외국인 선수들의 균형 잡힌 활용을 새 시즌 과제로 꼽았다. 일본 전지훈련에서는 외국인 선수 2명을 동시에 쓰는 시간대와 한 명만 가동해야 하는 상황의 조합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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