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기증 협약 후속조치…인도인수서 서명 후 운송 절차
1930년대 간송이 일본 경매서 구입…"문화보국, 문화존중으로 확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일본 경매에서 구입해 80년 넘게 간송미술관 보화각 앞을 지켜온 중국 청대(淸代) 석사자상 한 쌍이 중국으로 돌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관은 23일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청대 석사자상 기증식을 열고 중국 국가문물국과 유물의 소유권 이전 및 실물 양도를 증명하는 '유물 인도인수 확인서'에 서명했다.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체결한 기증 협약의 후속 조치로, 확인서 서명을 마친 석사자상은 운송 절차를 거쳐 중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로 나라를 지킨 간송 선생의 유지에 발맞춰 국립중앙박물관이 한중 문화 소통과 연대의 모범적인 이정표를 세우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기증식이 앞으로 양국 문화교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으로 돌아가는 석사자상은 높이 190㎝, 무게 1.25t에 달하는 대리석 조각으로 중국 청대에 제작된 작품이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석사자상을 액운을 막고 재물을 불러들이는 상징물로 여겨 궁궐이나 왕부(王府), 주택 정문, 분묘 앞 등에 배치했다.
중국 국가문물국이 구성한 전문가 5명은 실물 감정 결과 "역사적·예술적·과학적 가치를 모두 갖춘 청대의 우수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재질이 베이징이나 화북 지역에서 산출되는 대리석으로 보이며 제작 기술과 장식 표현이 뛰어난 점 등을 근거로 황족 저택인 왕부의 정문을 지키던 석사자상으로 추정했다.
간송미술관에 따르면 돌로 만든 이 사자상은 간송이 1930년대 일본에서 경매로 구입한 것이다. 간송은 당시 출품된 고려와 조선의 석탑과 석등 등 우리 석조문화재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이 석사자상도 함께 구입했다.
이후 석사자상은 간송미술관 정문을 지키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간송은 생전에 "중국 문화재인 만큼 언젠가는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혔고, 간송미술관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증을 준비해 왔다.
간송미술관은 2016년 수장고를 신축할 당시 유물을 중국에 기증하고자 했으나 상황이 여의찮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요청해 기증 업무를 위임했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중국 국가문물국과 협의를 진행했고, 올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증 협약이 체결되면서 이번 기증식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이번 기증은 문화로 나라를 지키는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이 타국의 문화유산도 제자리를 찾아주는 '문화존중'으로 확대되는 것"이라며 "간송미술관은 기증을 계기로 문화 공공 외교 차원의 전시 등 중국과의 문화 교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전인건 간송미술관장, 라오 취안 중국 국가문물국장, 다이빙 주한중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간송미술관은 석사자상이 떠난 자리에 우리나라 19세기 석조 작품인 '석호상'을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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