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세마글루타이드, 비만·당뇨 치료 넘어 발작 예방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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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계열 세마글루타이드, 비만·당뇨 치료 넘어 발작 예방 가능성 제시

디지틀조선일보 2026-07-23 15:39:56 신고

3줄요약
미국 NIH 실제 진료 데이터 분석…다른 혈당강하제 대비 발생 위험 52~56% 낮아
무작위 임상시험 아닌 관찰연구…인과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 검증 필요
  • 비만·당뇨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성인기에 새롭게 발생한 발작 또는 뇌전증 진단 위험이 다른 혈당강하제 사용자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본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미국신경학회 공식 학술지 ‘Neurology’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는 서울대병원 신경과 장윤혁·이순태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미국 컬럼비아대 은용 교수와 하버드대 T.H. Chan 보건대학원 봉수환 박사과정 등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성인 발병 발작은 성인기에 처음 나타나는 발작을 뜻한다. 뇌졸중이나 신경 퇴행 질환, 외상성 뇌손상 등 다양한 후천성 뇌 질환과 연관될 수 있으며, 이후 뇌전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발작 발생 이후 재발을 억제하는 치료가 중심으로, 발작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전략은 제한적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All of Us’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표적시험 모사 연구다. 연구진은 2018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제2형 당뇨병 환자 6만9228명의 진료 기록을 검토하고, 세마글루타이드를 새롭게 처방받은 환자와 다른 혈당강하제를 시작한 환자를 비교했다.

    주요 분석에는 역 확률 가중치(IPTW)와 표적 최대 우도 추정(TMLE) 방법이 사용됐다. 성향점수 매칭은 민감도 분석에서 보조적으로 활용됐다. 1차 평가 지표는 진료 데이터에서 새롭게 확인된 발작 또는 뇌전증 진단이었다.


  • 세마글루타이드와 다른 혈당강하제(A), SGLT2 억제제(B)를 비교한 성인 발병 발작 누적 발생률.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두 비교군보다 발작 또는 뇌전증 발생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제공
    세마글루타이드와 다른 혈당강하제(A), SGLT2 억제제(B)를 비교한 성인 발병 발작 누적 발생률.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두 비교군보다 발작 또는 뇌전증 발생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제공

    세마글루타이드와 다른 혈당강하제를 비교한 1만213명 분석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의 발작 또는 뇌전증 발생 위험이 56% 낮게 나타났다. 위험비는 0.44였으며, 95% 신뢰구간은 0.25~0.79, p값은 0.006이었다. 4년 누적 절대 위험 차이는 1.78%포인트였다.

    SGLT2 억제제와 비교한 8605명 분석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의 위험은 52% 낮았다. 위험비는 0.48, 95% 신뢰구간은 0.27~0.85, p값은 0.011이었다. 4년 절대 위험 차이는 1.46%포인트였다.

    연구진은 혈당이나 체중 감소만으로 이 같은 연관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매개효과 분석에서 당화혈색소(HbA1c) 개선이 결과를 설명한 비중은 2.4~6.5%, 체질량지수(BMI) 감소가 설명한 비중은 0~0.7% 수준에 그쳤다.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다른 약물에서는 유사한 위험 감소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를 세마글루타이드만의 고유 효과로 해석하기에는 약물별 표본 규모와 처방 특성 등의 차이가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진료 데이터 기반 관찰연구다. 진단 코드를 이용해 발작과 뇌전증 발생을 확인해 임상적으로 확정된 첫 발작과 구분하기 어렵고, 발작 발생 건수도 많지 않았다.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의 추적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으며, 처방 선택과 환자 특성에 영향을 준 미측정 요인이 결과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번 결과만으로 세마글루타이드가 발작을 예방한다고 단정하거나 발작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연구진도 이번 결과를 임상 진료를 바꿀 근거가 아닌 가설 생성 단계의 결과로 해석해야 하며,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과 기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보건복지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에 공개된 이해충돌 내용에 따르면 조영민 교수는 LG화학·한미약품으로부터 자문료를, 사노피·아스트라제네카·대웅제약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은 사실과 대웅제약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점을 보고했다. 이순태 교수도 로슈·제넨텍·아젠엑스 등과의 관계를 공개했다.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와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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