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썼지만 수익성은 뚜렷하게 후퇴했다. 하이브리드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와 환율 효과가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심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번 실적은 자동차 산업이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수익성과 시장 대응력을 동시에 시험받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23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9조2153억원, 영업이익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8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형은 성장, 수익성은 후퇴…'질적 성장' 과제 부각
표면적으로는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실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자동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차량 가격이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확대되고 우호적인 환율이 더해지면서 매출은 증가했다. 그러나 생산 원가 상승과 부품 수급 부담이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고, 결국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시장이 전기차 성장 둔화와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국면에 들어선 만큼 판매 확대만으로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판매 감소…부품 공급 차질 영향
판매 실적도 녹록지 않았다.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99만188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했다. 특히 국내 판매는 15만7647대로 16.4%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업계에서는 부품 협력사 화재로 인한 공급 차질이 생산과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산업 특성상 특정 부품 공급이 막히면 전체 생산 일정이 흔들리는 만큼 공급망 안정성이 다시 중요한 경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시장 역시 상황은 쉽지 않다. 주요 국가들의 금리 부담과 소비심리 위축, 업체 간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완성차 기업들의 판매 환경은 지난해보다 한층 어려워졌다.
하이브리드 경쟁력은 확인…신차 전략이 하반기 변수
그럼에도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을 유지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역시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차량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우호적으로 형성되면서 해외 판매 수익도 일정 부분 방어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환율 효과는 외부 변수인 만큼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고, 결국 제품 경쟁력과 판매 회복이 실적 개선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수요 둔화 속 하반기 실적 반등 시험대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 출시와 판매 전략 강화로 연초 제시한 연간 실적 목표 달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소비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세계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확대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신차 효과가 본격화되고 공급망이 안정될 경우 판매 회복 가능성은 있지만,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통상환경,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실적의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현대차의 하반기 실적은 신차 경쟁력과 친환경차 판매 확대, 공급망 정상화가 얼마나 빠르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연간 실적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