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을 삶거나 국을 끓이다 보면 거품이 부글부글 차올라 냄비 밖으로 넘치는 일이 흔하다. 잠깐 한눈판 사이 가스레인지가 지저분해지고, 자칫 가스불이 꺼지거나 뜨거운 국물에 데일 뻔한 아찔한 순간도 생긴다. 끓기 시작하면 잠깐도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이유다.
이럴 때 나무젓가락을 냄비에 걸쳐 두는 방법은 많이들 알지만, 그보다 덜 알려진 요령이 하나 있다. 냄비 안쪽 가장자리에 식용유를 살짝 둘러 주면 거품이 그 선을 넘지 못하고 터져, 넘침을 꽤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기름 몇 방울이 거품을 잡아 주는 셈인데, 별다른 도구 없이 부엌에 늘 있는 재료로 할 수 있어 알아 두면 요긴하다. 왜 기름이 거품을 없애는지, 어떤 요리에 특히 좋은지 짚어 보자.
기름이 거품을 터뜨리는 원리
거품이 넘치는 건 끓는 국물 속 성분 때문이다. 면을 삶을 때 나오는 전분이나 국물 속 단백질 같은 성분이 끓어오르며 기포를 감싸는데, 물의 표면장력이 높아 이 기포가 쉽게 터지지 않고 겹겹이 쌓이다 결국 냄비 밖으로 흘러넘친다.
여기서 기름이 하는 일이 있다. 냄비 안쪽 윗부분에 기름을 얇게 둘러 두면, 부풀어 오르던 거품이 기름 띠에 닿는 순간 표면장력이 무너져 톡톡 터진다.
기름이 거품을 감싼 얇은 막을 약하게 만들어 거품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소포제라 불리는 성분이 거품을 없애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쓰는 법도 간단하다. 키친타월에 식용유를 조금 묻혀 냄비 안쪽 가장자리를 한 바퀴 쓱 둘러 주기만 하면 되고, 콩기름이든 올리브유든 집에 있는 기름이면 무엇이든 괜찮다.
한 번 발라 두면 조리가 끝날 때까지 효과가 이어진다. 국물 맛에 영향을 줄 만큼 많은 양이 아니라 부담도 없다.
특히 잘 넘치는 요리에 유용
이 방법은 유난히 잘 끓어 넘치는 요리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국수나 라면처럼 전분이 많이 나오는 면 요리, 콩을 삶거나 죽을 쑬 때, 우유나 육수가 들어간 국물처럼 거품이 잘 이는 음식에 미리 둘러 두면 마음이 놓인다. 특히 뚜껑을 덮고 끓이는 경우 넘침을 알아채기 어려우니 이런 요령이 더 요긴하다.
물론 기름 하나만 믿고 자리를 뜨는 건 곤란하다. 불을 너무 세게 올리면 기름칠을 해 두어도 넘칠 수 있으니,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알맞게 줄이고 이따금 살펴보는 기본은 함께 지켜야 한다.
기름칠이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법과 섞어 써도 된다. 나무 주걱이나 젓가락을 냄비 위에 걸쳐 두면 거품이 닿아 꺼지고, 냄비를 너무 가득 채우지 않고 국물을 팔부 능선까지만 담는 것만으로도 넘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상황에 맞게 이런 방법을 골라 쓰면 가스레인지를 훨씬 깔끔하게 유지하고 조리도 한결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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