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정부 정책의 목표에 대해 "억지로 가격을 낮추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가 주택에 대해 상응하는 사회적 부담을 통해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튜버와 부동산·맘카페 회원, 관련 시민단체와 공인중개사, 금융기관 종사자, 언론인과 교수 등 총 140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가격 목표를 정해놓고 수요와 공급을 억제하거나 조정하겠다고 하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겠느냐. 가능하지도 않다"라며 "비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잘못 형성되는 것을 막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지역이나 주택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라면 가격이 얼마든지 상관없이 무조건 사고 싶고, 경제적 능력도 된다면 그 선택은 존중해야 한다"며 "특정 지역이나 공간이 희소성 때문에 비싼 경우를 왜 통제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높은 가격에 상응하는 사회적 부담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 지역은 인근 지역과 골목 하나 차이로 가격이 두 배 차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이 비정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라며 "거기에 상응하는 사회적 부담을 하면 된다. 그래서 정상화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장 원리에 따른 가격은 존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적정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형성된 시장 가격은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택이 사실상 유일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사람들이 집을 사놓으면 돈이 되더라, 빌려서라도 사자, 인생을 걸고 집을 사는 것밖에 돈 버는 길이 없다고 생각해 모두가 몰리면 언젠가는 문제가 생긴다"며 "그것을 미리 막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주택이 주거 수단인 동시에 돈을 버는 수단이 됐다"며 "그 기능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비중이 어느 정도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자산 보유 현황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좁은 국토와 수도권 집중으로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도 사실은 그 정점을 향해서 달리고 있지 않느냐 하는 걱정을 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면 해결이 되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어떻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과거 수도권이 계속 팽창할 때는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주택 단지를 만들거나 신도시를 만들면서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이제는 서울의 어딘가 택지 개발을 해보려고 찾아보면 거의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실수요와 투자·투기 수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좀 더 쾌적한 집에서 살기 위해 집 늘린다든지 세를 살다가 안정적인 내 집을 구해야 되겠다라고 해서 집을 사겠다는 통상적 수요"와 함께 "'집을 사 놓으니까 보통 오르더라', '물가 이상으로 오르니까 이익이다', '한 채 사는 것보다 두 채 사는 게 낫다', '3억짜리 사는 것보다 30억짜리 사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며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수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 정책을 통한 시장 개입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논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세 제도의 원래 목적에서 사실은 살짝 벗어난다고 할까"라며 조세 제도를 특정 영역의 수요를 억제하거나 공급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정당한지 논쟁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 정책과 관련해서도 "금융기관들의 대출 여력은 사실 국민들의 것이기도 하다"며 "누구에게 금융을 활용할 기회를 줄 거냐는 결국 정책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돈을 벌기 위해서 집을 사는데 돈을 빌려줘야 금융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줘야 되는 거냐(라는 논쟁이 많다)"며 "그렇게 되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주거용이라기보다는 투자·투기를 위해 금융을 활용해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그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구성원 사이에 '국가 역량을 활용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이익을 얻는 게 바람직하냐'(고 한다)"며 "이건 또 정책적인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각 부처가 진행한 공급·금융·세제 분야 토론 결과를 언급하며 부동산에 대한 국민 인식에도 변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부동산이 당연히 돈을 버는 수단이다, 또는 사람이 사는 게 주된 목적이다라는 인식 속에서 투자 또는 나쁘게 얘기하면 투기용으로 쓰는 게 정당하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투자 수단이라기보다는 쾌적한 삶의 보금자리라는 측면이 많이 강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늘어난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저출생과 비혼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거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그런 공감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여러 논란들이 있겠지만 내주시는 의견들이 정책 결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물론 다수결에 의해 결정하진 않을 거다. 합리성이 있다면 다수 의견을 따라가야 되겠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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