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 위기/하]"합병이 능사 아냐"…지방금융 '생존실험'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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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 위기/하]"합병이 능사 아냐"…지방금융 '생존실험' 이제 시작

비즈니스플러스 2026-07-23 11:39: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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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들의 생존 전략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합병 제안을 계기로 지방은행의 경쟁력과 역할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는 지방금융이 처한 현실과 향후 생존 전략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편집자 주] 

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합병 제안은 지방금융의 구조개편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지방금융의 생존 전략이 반드시 합병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 전환과 기업금융 확대, 수도권 영업 강화, 사업 효율화 등 각 금융지주가 처한 여건에 맞는 다양한 생존 전략이 이미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생존 전략은 크게 시중은행 전환, 독자 성장, 합병 등으로 나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변화를 선택한 곳은 iM금융그룹이다. iM뱅크는 지난 2024년 지방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영업권역 제한을 없앴다.

이후 수도권 점포 확대와 기업금융 강화, 디지털 채널 경쟁력 제고 등을 추진하며 전국 단위 영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지역 기반 영업에 머물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 자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사례로 평가된다.

JB금융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JB금융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자산은 줄이고 효율성이 높은 자산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어왔다. 지방금융 가운데서도 높은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유지하며 '규모보다 효율'을 앞세운 성장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NK금융은 지역 기반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전환과 수도권 영업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리테일 플랫폼 확대와 기업금융 강화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 영업망을 유지해야 하는 지방은행의 공공적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지역경제와 밀착한 영업 기반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들 전략이 서로 다르더라도 공통적으로 지방은행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방은행들은 지방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 수도권 자금 쏠림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영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수익성이 낮은 지역 점포를 쉽게 줄이기도 어렵다.

대기업 여신은 대부분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져 조달비용이 낮은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고, 지역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영업 구조 역시 경기 변동에 취약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합병론이 불거진 이후에도 지방은행들이 당장 전략의 중심축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 확대보다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를 고도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규모가 크면 유리한 측면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산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과 디지털 시장 확대 등을 통해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다양한 제안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성장 전략을 합병 중심으로 바꾸기보다는 기존 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지방은행들이 처한 영업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방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공공성까지 함께 요구받고 있어 성장과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경제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영향을 지방은행이 가장 먼저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위해 점포를 유지해야 하는 공공적 역할도 함께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과 수도권 영업 확대, 플랫폼 협업 등을 통해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중은행과의 규모 차이를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며 "영·호남 메가 프로젝트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의 역할을 고려한 정책적 지원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지방금융의 생존 전략이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기업금융 확대, 지역 특화 산업금융, 플랫폼 협업 등 각 금융사가 강점을 살린 차별화 전략 역시 중요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영·호남 메가 프로젝트 역시 지방금융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방은행이 지역 기반 금융사로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게 된다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만으로 지방금융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방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 수도권 자금 집중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외형 확대와 사업 효율화, 디지털 경쟁력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지방금융의 미래 경쟁력은 합병 여부보다 변화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합병론 역시 지방금융의 방향을 결정짓는 종착점이라기보다 각 금융사가 어떤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고도화할 것인지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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