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이 원유가 상승 등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3%대 연간 성장률 기대감도 커졌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은 직전 분기 대비 0.6% 늘었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인 0.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올해 1분기 3.8%, 2분기 3.7%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2분기 들어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파급되면서 성장 하방 압력이 커졌으나,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분기에는 1분기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한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강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2분기의 강한 성장세는 반도체 호황 지속,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았던 점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1분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국장은 "보통 직전 분기 성장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그 다음 분기는 크게 낮아지거나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오는 경우를 두고 기저효과라고 하는데 1분기 1.8%라는 성장에도 불구하고 0.6% 성장을 이어갔다는 점은 성장세가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늘어 0.4% 증가했고,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어 0.2% 감소했으나,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가 늘어 0.2%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3.3% 늘었다. 2012년 1분기(5.4%)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신재산생산물투자의 경우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영향을 받았다. 반도체 부문에서 연구개발(R&D) 투자가 크게 늘었고 금융권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투자, 이와 관련한 보안 솔루션 투자 등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4% 증가했고, 수입도 자동차, 기계 및 장비 등을 위주로 0.8% 늘었다. 지난 1분기 절반이 넘는 기여도를 차지했던 반도체는 2분기 들어 30% 미만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전체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로 집계됐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크게 늘어 순수출(수출-수입)이 성장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
민간소비는 0.2%포인트 기여했으나, 정부소비(0.0%포인트)는 영향이 없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0.0%포인트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 및 원료 재생업을 중심으로 1.3% 감소했고, 건설업도 토목건설 위주로 1.9% 줄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7.1%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어 1.1% 증가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2분기보다 15.6% 증가했다. GDI 증가율은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실질 GDP 성장률과의 격차는 1분기보다 더 크게 벌어졌다. 실질 GDI는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오르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급증했다.
올해 3%대의 연간 성장률 달성에도 가까워졌다. 이 국장은 "상반기 워낙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전기 대비 평균 성장률이 -0.1%가 나오면 연간 3%는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올해 연간 성장률이 3%대가 나온다고 하면 2021년 이후 5년 만"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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