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라는 거센 원가 압박 앞에서 삼성전자가 '가격 방어' 카드를 꺼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부품값 상승 부담이 현실화된 가운데 신제품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가 인상 부분을 전부 국내 소비자에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강준혁 기자
삼성전자가 신제품 공개 직후 가격 정책을 직접 언급한 것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직면한 비용 상승 압박을 보여준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고 폴더블폰은 구조상 일반 스마트폰보다 부품 비용 부담이 큰 제품군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Z플립8·갤럭시Z폴드8·갤럭시Z폴드8 울트라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하지는 못했다. 256GB 기준 갤럭시Z플립8은 168만3000원으로 전작 대비 13.3%, 갤럭시Z폴드8 울트라는 257만7300원으로 8.3% 올랐다. 새롭게 추가된 갤럭시Z폴드8 가격은 227만8100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글로벌 원가 상승분을 그대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는 전 세계 어느 시장보다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소비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전 세계 어느 시장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의 출발점이자 핵심 시장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는 1990년대부터 한국 시장에서 출발해 글로벌 톱플레이어로 성장한 기업이자 브랜드"라며 국내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조했다.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해법으로는 공급망 관리 강화를 제시했다. 노 사장은 "30년 이상 모바일 시장에서 플레이해 온 리더로서 파트너사들과 협업하고 있다"며 "공급량과 공급 시점 등을 협력사들과 긴밀히 논의해 공급망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언팩의 또 다른 승부처는 폼팩터 변화다. 삼성전자는 기존 세로형 화면 중심의 폴더블 디자인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4대3 화면비를 적용한 갤럭시Z폴드8을 선보였다.
노 사장은 "브라우저, 이북, 영상 등 콘텐츠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비율이라고 판단했다"며 "사용자가 제품을 활용하는 경험을 기준으로 폼팩터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Z폴드8 울트라는 폴더블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울트라 브랜드를 통해 기존 바 타입 플래그십 고객까지 폴더블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노 사장은 "폴더블 라인업 최상위 모델로서 제품에 담을 수 있는 모든 기술 혁신을 담고자 했다"며 "두 개의 바 타입 플래그십을 갖고 있는 듯한 생산성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를 넘어 AI 생태계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노 사장은 연초 제시한 '8억대 갤럭시 AI 제공' 목표에 대해 "갤럭시 AI 적용이 가능한 디바이스를 검토해 산출한 숫자"라며 "더 많은 고객에게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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