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는 복막투석, 치료효과+비용절감 多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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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는 복막투석, 치료효과+비용절감 多 잡았다

헬스경향 2026-07-23 07:00:00 신고

초고령사회 말기콩팥병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환자와 의료진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석방법을 함께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집에서 시행하는 복막투석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고 일상을 유지하며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복막투석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상담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혈액투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정부의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과 의료계·산업계의 노력으로 국내 복막투석 기반은 조금씩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정부 시범사업의 성과와 남은 과제를 짚어보고 의료진과 실제 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복막투석의 필요성을 조명했습니다. 이번 기획기사가 복막투석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환자 중심의 투석치료 환경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목차

①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 성과 
②[인터뷰] 최범순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③[인터뷰] 복막투석환자 한영희 씨(가명)

말기콩팥병(신장기능이 15%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환자에게 '투석'은 생명유지를 위한 필수 치료다. 투석방식은 보통 주 3회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혈액투석'과 환자가 가정에서 스스로 관리하는 '복막투석'으로 나뉜다.

복막투석은 환자 자신의 복막을 이용해 몸속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내는 방식으로 병원에 정기적으로 가야 하는 혈액투석과 달리 집에서 할 수 있어 학업이나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데 장점이 있다. 단 투석액 교환, 도관 관리, 감염 예방을 환자와 보호자가 직접 맡아야 해 충분한 교육과 의료진의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정부는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사진=AI 생성 이미지)
정부는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사진=AI 생성 이미지)

이에 정부는 의사와 간호사가 한 팀을 이뤄 복막투석환자에게 전문교육을 제공하고 비대면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한 자기주도치료를 지원하는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2019년 12월부터 시행해 왔으며 유효성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지침개정에 따라 2028년 12월 31일까지 3차 연장 운영된다. 참여기관 역시 초기 54곳에서 총 84곳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4월까지 8881명의 환자가 약 20만6000건의 재택관리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입원·의료비 대폭 절감…객관적 데이터로 입증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환자의 치료효과와 경제부담 완화효과가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됐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효과분석 연구에 따르면 시범사업 등록환자는 혈액투석환자에 비해 1인당 월평균 전체 진료비가 약 13만원, 입원진료비는 약 39만원 적게 소요됐다. 월평균 의료이용건수와 입원수 역시 의미 있게 감소했으며 교통비와 간병비 등 사회적 순편익은 환자 1명당 월 약 3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결과 면에서도 긍정적인 수치가 확인됐다. 2025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복막투석환자 6086명을 분석한 결과 재택관리 참여군은 비참여군에 비해 연간입원횟수·기간 및 응급실방문비율이 모두 낮았다. 나아가 사망위험은 물론 혈액투석으로 전환되는 '치료기술 실패' 위험도 현저히 줄었다. 환자만족도 역시 98.2%에 달해 제도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였다.

대한신장학괴 이영기 재난대응이사(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국내 복막투석비율(5~6%대)은 미국, 영국, 스웨덴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일본은 최근 정부 인센티브를 시행하고 있고 미국 역시 트럼프 1기 때 행정 명령 등을 통해 수가 구조를 개편하면서 가정·복막투석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복막투석 방법(사진=질병관리청)
복막투석 방법(사진=질병관리청)

올해부터 개편된 시범사업은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관리성과와 보상 연계에 초점을 맞췄다. 기관 지원금의 30%는 사전에 지급하되 나머지는 복막투석환자비율, 신규환자 수, 교육시행률, 모니터링이행률, 야간대응체계 등 5가지 지표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

환자를 위한 교육기회도 확대됐다. 의사가 제공하는 전문심층교육은 연 6회, 의사 또는 간호사가 제공하는 복막투석관리교육은 연 12회까지 받을 수 있도록 개편돼 환자의 자가관리역량 확대를 다각도로 지원한다. 이에 힘입어 제도 개편 직후인 올 4월 신규 복막투석환자가 107명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인프라 재정 지원 절실…환자 ‘선택권’ 보장이 핵심

시범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냈는데도 의료현장에서는 여전히 제도적 한계가 지적된다. 대한신장학회 이동형 홍보이사(범일연세내과의원 원장)는 "복막투석 재택관리 서비스가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전담인력과 교육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며 "현행 수가체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복막투석환자의 의료접근성과 지역 의료의 지속가능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기 재난대응이사는 ”의료진이 환자 한 명당 충분한 시간을 들여 교육과 상담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팍팍한 진료환경에서는 쉽지 않다“며 ”외래진료와 별개로 복막투석 전담간호사를 확보하고 교육공간을 따로 분리해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초기인프라 구축에 정부가 실질적인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복막투석 활성화가 특정치료법만을 일률적으로 권장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대한신장학회 이정표 정책이사(서울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환자의 자율관리능력이나 주거환경, 건강상태에 따라 혈액투석이 더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영기 재난대응이사는 ”시범사업의 목표는 특정치료를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신의 생활방식과 건강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 안전하게 투석치료를 유지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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