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새단장' 맞아 울산 이진리·부산 몰운대서 동시 연안 정화활동
작년 해안가 쓰레기만 11만t…해양오염·안전사고 우려에 수거 총력
(울산·부산=연합뉴스) 장지현 이영재 기자 = "그쪽에 계신 분들, 절반은 이쪽으로 와 주세요!"
22일 오전 10시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이진리 264번지 공유수면 일원.
대형 석유화학 설비가 즐비한 산업단지를 가로지르는 갯바위 사이에서 울산지역 해양항만 관계기관 직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진행된 '우리동네 새단장' 해양정화활동에는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울산해양경찰서, 해양환경공단 울산지사, 한국해운조합 관계자 4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폭염 속 구슬땀을 흘리면서 양손에 목장갑을 낀 채 마대와 집게를 들고 연신 갯바위 일대를 돌아다녔다.
크고 작은 바위 사이로 페트병, 라면 비닐, 물병, 나무젓가락 등 생활 쓰레기가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오전인데도 벌써 섭씨 32도를 웃도는 습한 공기 속 비린내 섞인 악취가 코를 찔렀다.
울산 대표적 생활 낚시 명소답게 일부 몰지각한 낚시객들이 버리고 간 낚시용품과 컵라면 용기가 곳곳에 나뒹굴었다.
해양정화활동 참가자가 눈앞에 쌓인 쓰레기들을 다 줍고 한 걸음을 떼면 그 즉시 다른 편 구석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조류를 타고 멀리서 밀려온 삭은 밧줄과 폐어구 등 어업 폐기물도 바위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곳 이진리 갯바위는 해안선이 움푹 들어간 지형적 특성 탓에 바람과 파도를 타고 유입된 쓰레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이는 '연안 쓰레기 사각지대'다.
미끄럽고 위험한 지형의 바위에다가, 파도까지 세게 치다 보니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활동해달라"는 안내가 있었지만, 의욕이 넘치는 몇몇 직원들은 바다 가까이로 바짝 접근해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들은 곧 떠밀려갈 듯 바위와 물가 사이에 걸쳐 있는 각종 쓰레기를 집게로 건져 올리며 해양 재유입을 막았다.
현장을 지휘하던 김은석 울산지방해양수산청 환경관리계장은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이 오랫동안 야외에 노출되면 햇빛과 바닷바람에 풍화되면서 부서진다"며 "이 해양 쓰레기들이 결국 미세플라스틱이 돼 생태계를 파괴하고 우리 식탁까지 위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거 마대를 들고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던 청년인턴 권모(23)씨는 "막상 현장에 나와보니 갯바위 구석구석에 버려지거나 밀려들어 온 쓰레기가 많아 놀랐다"며 "몸은 힘들지만 치우다 보니 보람이 느껴진다"고 웃어 보였다.
정화 활동은 약 40분 뒤 참가자들이 각자 마대 하나씩을 꽉 채운 뒤, 마무리됐다.
이날 이곳에서 수거된 폐기물만 1.5t(톤)에 달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소나무 숲속을 거닐 수 있는 관광지인 부산 다대포 몰운대 일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날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이 진행된 곳은 몰운대 산책로를 절반쯤 걸으면 마주치는 작은 자갈 해변으로, 암벽 사이로 움푹 들어온 지형이었다.
해변 너비가 20∼30m쯤 되는 이곳에도 해양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해양환경공단 부산지사, 부산항만공사 직원 30여명이 수거 작업을 벌였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 것은 양식장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주황색 플라스틱 부표 한 개와 스티로폼 부표 두 개였다.
셋 다 각각 배낭 크기는 돼 보였다. 스티로폼 덩어리에는 갈색 해초가 어지럽게 말라붙어 뙤약볕 아래 썩어가고 있었다.
작업을 시작한 지 몇 분도 안 돼 관광객이 버리고 간 듯한 플라스틱 페트병과 맥주 캔, 부탄가스통이 수거된 뒤 한곳에 쌓였다. 어선에서 쓰던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도 철사에 엉킨 채 버려져 있었다.
몰운대 해변에서 발견되는 쓰레기는 내륙 지역 쓰레기가 낙동강을 타고 내려오거나 바다에 떠 있던 게 파도에 밀려온 경우가 많다. 여기에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더해진다.
해변에 쌓인 이 쓰레기를 방치하면 거센 파도가 칠 때 다시 바다로 떠밀려 가 해양 오염의 원인이 된다. 선박 프로펠러에 감기는 식으로 안전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자갈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돌 사이사이에 스티로폼 부스러기가 보였다. 일회용 플라스틱 안약 용기도 발견됐다.
이런 자그마한 쓰레기는 일일이 수거하기도 힘들다. 갈매기가 먹거나,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들어가 물고기 배로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수거 작업을 30분쯤 하고 나니 15개 안팎의 마대가 쓰레기로 꽉 찼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안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14만5천t(톤)이었고, 이 가운데 해안가 쓰레기는 11만t에 달했다.
해안가 쓰레기는 비가 많이 내리는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몰운대에서 수거 작업을 지휘한 서밀가 부산해수청 해양수산환경과장은 "최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가 부산 지역에도 왔다면 훨씬 많은 쓰레기가 해안가로 떠내려왔을 것"이라며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달 20일부터 31일까지를 '호우기 직후 해양쓰레기 정화 주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지방자치단체, 해양경찰청, 해양환경공단, 항만공사 등 유관 기관과 자원봉사자들이 하천 등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태풍 등 자연 재난에 대비해 주요 항만, 해안가, 방파제 등 쓰레기가 유입되는 지역에서 정화 활동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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