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분당 아파트 매매를 둘러싼 논란이 대출 규제에 대한 불만과 맞물리며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매도인이 잔금 지급을 유예하고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이례적인 거래 방식이 알려지면서다.
대통령실은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형평성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의 자금줄이 마르는 가운데 정부 수장은 일반인이 활용하기 어려운 ‘셀러파이낸싱’ 방식 거래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동산 대토론회를 앞둔 민심에도 기름을 부은 셈이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23일 열리는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논의될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통로 확대 범위로 향한다.
◇은행 문은 닫혔는데, 매도인이 ‘돈줄’ 됐다
21일 공개된 등기 내용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는 매매가 29억원에 거래됐다.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을 먼저 이전한 뒤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7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나머지 약 11억3000만원은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이다.
대통령실은 “매수인이 기존 주택 처분 일정을 고려해 일부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은 해당 주택이 처분되는 오는 10월 치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넘겨받는 일반적인 주택 매매 순서와 달리 생소했다. 따라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주담대 규제를 사실상 무력화한 것 아니냐” “매도인을 통한 우회 자금 조달” 등 비판이 쏟아졌다.
과거 이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사금융’에 빗댄 발언까지 소환되면서 논란은 형평성 문제로 번지며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를 불과 이틀 앞두고 민심에도 불이 붙었다.
◇“민사상 합의” 해명했지만…무이자 확인에 불씨 여전
대통령실은 논란이 커지자 당일 입장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매수인과 사적 인연이나 특수 관계가 없으며, 매수인의 사정을 고려해 거래 당사자 간 민사상 합의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한 거래임을 밝혔다.
그러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22일 오전 대통령실 자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부동산 전문가를 초청해 추가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이자를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편법에 준하는 거래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호의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며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근저당 설정 계약서가 공개돼야 하지만, 무이자로 잔금 지급을 유예한 데 따른 증여나 세법상 쟁점이 없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합법’ 해명과 별개로…대출 막힌 서민들 박탈감
대통령실의 “합법적이고 투명한 거래였다”는 해명과 별개로, 국민이 불쾌함을 느끼는 지점은 따로 있다. 대출 규제로 일반인은 주택을 사고팔거나 자금을 마련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는 매도인이 사실상 매수인에게 무이자 억 단위의 신용을 제공하는 이례적 방식으로 거래했기 때문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도인이 매매 대금 일부를 당장 받지 않고, 매도한 주택을 담보로 매수인에게 금융을 제공하는 셀러파이낸싱은 보편적인 거래 방식은 아니다”면서도 “대출 규제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사인 간 합의에 따른 거래인 만큼 그 자체를 특별히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출 규제로 시장 참여자들의 자금 조달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 수장이 일반적인 금융권 대출과 다른 방식을 활용했기에 시장에서는 이를 ‘갓길’을 택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이 때문에 위법 여부와 별개로 거래 의도가 순수하지 않게 읽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 제안을 접수하는 부동산 대토론회 홈페이지에는 45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그중 상당수가 대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대통령 주택 거래를 둘러싼 논란까지 맞물리며 금융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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