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오후 2시(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Old Billingsgate). 거대한 커튼콜이 걷어지면서 무대에 등장한 노태문 삼성전자 DX(완제품)부문 사장은 삼성의 AI 전략을 앞세워 '갤럭시 언팩 2026'의 포문을 열었다.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행사는 갤럭시 Z8 시리즈, 갤럭시 워치9 등 신제품 공개를 비롯해 AI 시대 삼성전자가 그리고 있는 미래 모바일 청사진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제품별 담당자의 발표와 이어지는 영상을 비롯해 스파이더맨의 깜짝 등장, 파트너사들의 연설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한 무대가 연출됐다.
노 사장은 AI를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무형의 인프라"라고 규정하면서 "AI는 검색과 앱 전환을 줄여주고 사용자가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을 넘어 워치, AI 글래스로 이어지는 연결성을 강조하며 "갤럭시의 에이전틱 AI는 기기의 경계를 넘어 사용자의 일상과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대의 주인공은 새 폴더블 라인업이었다. 삼성전자는 폴드8 울트라와 폴드8, 플립8을 차례로 공개하며 "폴더블은 이제 선택의 시대"라고 선언했다. 역대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설계됐고, 화면 패널에 '플렉스 티타늄' 기술을 처음 적용해 휴대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노 사장은 "우리는 7년 동안 폴더블을 더 얇고, 더 가볍고, 더 견고하게 발전시켜 왔다"며 "이번 제품은 가장 강력하고 유연한 폴더블"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하드웨어보다 AI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AI는 더 이상 가끔 사용하는 기능이 아니라 갤럭시 생태계 전반을 움직이는 기반"이라며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AI가 여러 앱과 서비스를 넘나들며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AI OS'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추구하는 개방성(Openness)도 핵심 키워드였다. 안드로이드와 iOS 간 데이터 공유를 확대하고, 웹 기반 공유 기능과 스마트 스위치를 통해 플랫폼의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도 소개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AI 글래스도 베일을 벗었다. 최 COO는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을 소개하며 "기술만 좋은 안경이 아니라 하루 종일 쓰고 싶은 안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삼성은 유사한 다른 AI 안경보다 훨씬 가벼운 디자인으로 설계했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시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을 구현했다. AI 글래스는 버튼 하나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회의 내용을 삼성 노트에 정리하거나 구글 미트와 연동하는 등 갤럭시 생태계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파트너사인 구글과 퀄컴도 무대에 올라 힘을 보탰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30년 가까이 이어온 삼성과의 협력은 AI 시대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5세대'는 온디바이스 AI와 전력 효율을 동시에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과 구글, 퀄컴은 AI 에이전트 시대에 맞춰 모바일을 다시 정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신제품 체험 공간으로 향했다. 가장 붐볐던 곳은 폴드8 체험 공간이었다. 4:3 화면비율의 새로운 제품의 등장에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현장에서 구독자 580만명을 보유한 IT기기 유튜버 오스틴 에반스 씨는 본지와 만나 "작은 폼팩터와 뛰어난 휴대성으로 플립을 좋아했는데, 폴드 제품이 2021년 이후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 "예전엔 폴드가 너무 크고 무겁게 느껴졌다면, 최근 제품들은 충분히 얇아져서 일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에 가장 인상적인 제품을 '폴드8'을 꼽으면서 "삼성이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한 점이 좋았고, 특히 화면이 더 넓어진 폼팩터는 애플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도 선호하는 방향이어서 앞으로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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