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버스터 투하 가능성에 지하시설 너무 깊어 실효성 지적
지상군 투입 시나리오엔 이란 중부 내륙 깊숙이 침투 위험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비밀 핵시설로 추정되는 '곡괭이산'을 조만간 타격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연 이 시설을 미군이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란이 2020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곡괭이산 시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고농축이 이뤄지는 시설로 의심한다.
미군은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바 있다.
당시 미국에서 출발한 최첨단 B-2 스텔스 폭격기 7대가 'GBU-57' 벙커버스터를 2발씩 총 14발을 싣고 가 포르도에 12발, 나탄즈에 2발을 투하했다.
벙커버스터는 지표면 아래 깊숙이 파고들어 간 뒤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을 지칭한다.
'GBU-57'은 지하 60m 안팎까지 뚫고 들어가 벙커와 터널 등을 초토화할 수 있으며, 연속으로 같은 지점에 투하하면 더 깊이 파고드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타격을 예고한 만큼 미군이 작년 6월과 마찬가지로 이 B-2 폭격기에 벙커버스터를 다량 싣고 가 최대한 많은 벙커버스터를 투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CNN은 2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를 인용, 곡괭이산 비밀 시설엔 환기, 난방, 냉방, 물자 수송, 전력 공급, 인력이 필요하며, 이 모든 시설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활용할 수 있는 취약점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환기구, 출입구 등 시설로 통하는 작은 통로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하면 파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지하 시설이 너무 깊숙이 위치한 데다 암반이 단단해 벙커버스터 공습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반론도 있다.
제임스 액턴 카네기재단 핵정책국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런 방식의 공습은 터널 입구를 무너뜨릴 수 있지만 터널 자체나 그 핵심 시설을 붕괴시킬 수 없다고 지적하며 "곡괭이산 같은 깊은 지하 시설은 비핵무기에는 본질적으로 무적"이라며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SIS 보고서는 이에 따라 "지상군이 공격 혹은 파괴 작전을 수행하기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문제는 이 산이 이란 영토의 거의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어 특수부대 등 지상군을 투입해 시설을 공격하는 것에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이 곡괭이 산에 도달하려면 이란 중부 깊숙한 곳까지 비행해야 하므로 병력은 진입 과정에서 공격에 노출될 수 있으며, 착륙한 뒤에도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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