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의류 688만원·가방 차액 324만원 특정…관저부지 변경·업체선정 추궁
김 여사 측 "공사 수주 관여 안해"…재소환 검토하나 '건강문제' 변수 될 듯
(과천=연합뉴스) 박재현 최윤선 최원정 기자 = 대통령실 관저 이전 관련 외압 행사 및 금품 수수 등 의혹으로 권창영 2차 종합특검에 출석한 김건희 여사가 조사를 마치고 8시간 만에 구치소로 돌아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관저 공사 수주 등 대가로 21그램 측으로부터 1천만원 상당 금품을 받았다고 보고 강도 높게 추궁했으나 김 여사는 진술을 일절 거부했다.
특검팀은 22일 오전 10시부터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오후 5시 57분께 서울남부구치소로 돌려보냈다.
김 여사가 종합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날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특검팀의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는 2022년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을 통해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를 수주하도록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직권남용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범죄지만 공범의 경우에는 민간인도 처벌할 수 있다.
김 여사는 공사 수주 등 특혜 제공의 대가로 21그램 측으로부터 688만원 상당의 디올 의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다른 물건으로 교환할 때 21그램 김태영 대표의 부인이 동행해 324만원가량의 차액을 지급한 것도 관저 공사 관련 대가로 보고 총 금품 수수액을 1천12만원으로 특정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를 수의로 계약해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실제 김 여사는 21그램 김 대표의 배우자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여사는 당초 19일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조사를 받게 됐다.
특검팀은 오전 조사에서 김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과 함께 후보지를 '사전 답사'한 뒤 관저 이전 대상지가 기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변경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이후 1시간 30분가량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오후 조사에서 디올 의류 등 금품의 대가성과 전달 경로 등을 캐물었다.
조사 막바지에는 21그램에 대한 감사원 대면조사가 철회된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추궁했으나, 김 여사 측 변호인들은 "피의사실에 없는 질문"이라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 주도로 꾸려진 감사대응팀이 감사 축소·은폐에 관여했고 여기에도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한다. 지난 20일에는 유병호 감사위원이 이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됐다.
김 여사 측에서는 최지우, 채명성, 유정화 변호사가 입회했다.
채 변호사는 이날 조사에 입회하면서 "제기된 혐의는 특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과는 다르다"라며 "김 여사는 관저 공사 수주 등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 여사는 현재 혈압도 너무 낮고 건강이 좋지 않아 조사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지만, 특검 입장에 맞춰서 출석한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고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올 의류 등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받은 의류 금액에 '웃돈'까지 얹어서 돈을 보낸 내역이 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21그램이 과도하게 산정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28억원 상당의 행정안전부 예산이 불법 전용됐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봐주기 감사와 예산 불법 전용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만간 김 여사를 추가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김 여사 측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유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특검에서 준비한 질문은 다 마쳤고 추가로 부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김 여사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2차 조사는 절대 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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