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에 8곳 몰렸다"…외식업계, 국중박으로 향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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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에 8곳 몰렸다"…외식업계, 국중박으로 향하는 까닭

이데일리 2026-07-22 17:32: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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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간 관람객 650만명을 넘어선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이 국내 식음료(F&B) 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K컬처를 경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소비자 반응을 시험하는 ‘글로벌 안테나숍(Test Bed)’으로 부상하면서다.

2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국립중앙박물관 푸드코트 사업자 입찰에는 최종 운영권을 따낸 롯데GRS를 비롯해 기존 운영사 사조와 CJ프레시웨이, 풀무원, 아워홈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 식음료(F&B) 기업 7~8곳이 대거 참여해 뜨거운 경합을 벌였다. 공항이나 역사, 병원 중심이던 컨세션(다중이용시설 식음료 위탁운영) 사업의 무게중심이 문화시설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올해 상반기 관람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 및 관광객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상반기 관람객이 300만명대를 기록한 건 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2024년 연간 관람객(378만8785명)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의 올해 상반기 관람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 및 관광객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상반기 관람객이 300만명대를 기록한 건 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2024년 연간 관람객(378만8785명)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입찰에서 롯데GRS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살린 차별화된 제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중박 서관 전시동 1층에 문을 연 푸드코트 ‘한식미관’은 276평(약 910㎡), 310석 규모로 조성됐다. 분식과 국·탕, 비빔밥, 치킨, 중식·양식 등 5개 전문 코너를 운영하며 국내외 방문객의 다양한 수요를 겨냥했다.

공간 연출에도 한국적인 미감을 담았다. 청자의 녹색과 단청의 붉은색을 인테리어에 적용하고 유기그릇과 채반 등 전통 식기를 활용해 식사 자체가 하나의 문화 체험이 되도록 구성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획력이 입찰 프레젠테이션(PT)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그동안 공항과 역사 중심으로 컨세션 사업을 확대해왔지만 문화시설에 진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최근 국립과천과학관 식음사업장도 수주하는 등 문화시설 채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GRS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문을 연 푸드코트 '한식미관'. (사진=롯데GRS)
롯데GRS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문을 연 푸드코트 '한식미관'. (사진=롯데GRS)


외식기업들이 박물관으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급증하는 방문객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9만 7483명을 기록하며 개관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관람객도 379만 54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9.7%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은 16만 54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 7985명)보다 68.8% 늘어나며 방한 관광객들의 대표 문화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외식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한 공간에 모이는 만큼 해외 진출에 앞서 메뉴 선호도와 구매 패턴, 가격 수용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어서다. 과거 공항에서 외국인 접점을 확보했다면 이제는 K컬처를 즐기기 위해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럽게 K푸드를 경험시키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커피업계도 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국립중앙박물관 내 ‘5개의 쉼표’를 콘셉트로 5개 특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유공간찻집에서는 전통차와 함께 오색꿀떡, 쑥떡와플 등을 선보이며 한국적인 카페 문화를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이디야커피가 운영 중인 국립중앙박물관 매장 내 외국인 관람객들이 주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디야커피 제공).
이디야커피가 운영 중인 국립중앙박물관 매장 내 외국인 관람객들이 주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디야커피 제공).


실제 외국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디야커피의 국중박 5개 매장 결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체 고객 6명 중 1명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한 음료는 일반 커피가 아닌 검은깨를 활용한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였다. 전통 다과 세트와 흑임자 증편도 전체 판매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한국적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확인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반 상권과 달리 한국적인 메뉴 경험이 중요한 공간”이라며 “공간 특성을 반영한 시그니처 메뉴를 통해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의 카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앞으로 박물관과 미술관, 과학관 등 문화시설을 중심으로 컨세션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컨세션 사업은 공항이나 역사, 병원 등 생활 인프라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박물관과 과학관 등 문화 상권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문화 콘텐츠와 결합한 K푸드 경험이 해외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문화공간을 둘러싼 외식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과 2026년 상반기 관람객 수 추이. (자료=국립중앙박물관).
2025년과 2026년 상반기 관람객 수 추이. (자료=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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